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인수한 뒤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차익 실현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소액주주의 피해와 경영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코스닥 등록업체인 프로칩스의 경우 지난해 구조조정회사인 골든브릿지CRC와 현우맥플러스 디조벤처 등에 인수됐다.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감자한 뒤 재상장된 지난 1월초 이들의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하한가 행진에 들어갔다. 이 와중에 주요 주주인 디조벤처는 보유지분 5백만주(13.78%)를 전량 매각했다. 국제정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민기술금융 시데코 등으로 구성된 국민시데코 구조조정조합이 인수한 이후 최근 주식을 대량 매각하는 바람에 지난달 말 6일 연속 하한가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지분 매도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수백만주를 장외에서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옛 쌍용중공업)는 2000년 말 한누리증권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그러나 지난 3월 주간사였던 한누리증권은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지 얼마 안돼 주식 전량을 매각함으로써 현재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텔콤이라는 회사로 바뀌었다. 그러나 텔콤의 지분율이 5%에 그치고 있어 실질적인 최대주주는 STX의 우리사주조합이다. 한누리의 주식매각 이후 현재까지 주가에 큰 변동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STX의 경영주체가 불명확하다는 점이 향후 경영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용준.서욱진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