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지난해 9.11테러이후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우지수는 4주연속 하락하며 9,500선이 무너지는 등 주가지수들이 테러직후의 최저치쪽으로 접근해가고 있다.


다우는 금요일(18일) 장중 한 때 9,300선마저 무너지면서 투매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결국 1.2% 하락한 9,474.21을 기록했다.


나스닥도 2%떨어진 1,504.74로 간신히 1,500선을 지키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S&P500지수는 2%하락한 1,007.27로 1,000선을 겨우 턱걸이했지만 장중 한 때 테러이후 최저치였던 9월21일의 981.63에 거의 근접하기도 했다.


증시가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경기회복지연에 대한 불안감이 급기야 소비위축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된 탓이다.


지난 13일 상무부가 5월 소매매출이 전월보다 0.9% 급감했다고 밝힌데 이어 14일엔 미시간대학이 발표하는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0.8로 전월(96.9)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서는 6월 지수가 96.5수준으로 전월보다 크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의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경제의 성장엔진이다.


게다가 14일 파키스탄 카라치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대한 차량테러 폭발사건으로 11명이 사망한 뉴스는 테러에 대한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월가의 분위기를 매우 무겁게 만들어 줬다.


연일 터지는 내부자거래스캔들과 회계불투명문제 등도 악재의 물결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지금이 살때'라는 바닥론이 서서히 퍼지고 있다. "지금 증시주변의 펀더멘털이 좋지는 않지만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논리에서다.


특히 "1~2년 정도를 내다보는 투자라면 지금이 주식을 사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월가 전략가들이 이번주 전망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18일 발표예정된 5월 소비자물가동향과 내주중 이뤄질 세계2위 소프트웨어메이커인 오라클 및 리먼브러더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의 대형 투자은행들의 분기수익발표가 시장 움직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주엔 통신주와 소비재종목들이 부진했다.


메릴린치 등 증권사들이 통신주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스프린트PCS가 매출부진과 가입자수 감소를 발표하지 금요일 하루만에 이동전화부분이 27%, 장거리전화가 18% 급락하면서 AT&T와이어리스(11%) 넥스텔커뮤니케이션(7%) 등의 주가를 함께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통신주 업종지수는 95년7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술주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그래픽소프트웨어 메이커 아도브시스템스도 수익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란 우려로 이날 하루만에 14% 하락했다.


소비위축이 공식화되면서 월마트 타겟 홈디포 등 대표적인 소비재 종목들과 GM 등 자동차업체들이 대거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