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케인스는 주식투자를 미인투표와 비교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아닌 다른 시장 참가자의 생각이며 자신의 ‘잣대’를 고집하기보다는 대다수 투자자들의 생각을 따르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증권전문가들이 참가해 종목선정과 매매기법의 지침서 역할을 하고 있는 ‘한경 스타워즈’에서는 실제와 마찬가지로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쳐 약 1,600종목이 거래된다. 10명의 참가자와 1,600종목이 교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어떤 장세에서도 주도주나 시장의 관심을 받는 종목은 전문가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기 마련이다. 지수선물, 지수옵션, 종목옵션이 동시 만기일(트리플위칭데이)을 맞아 시장의 관심이 온통 프로그램 매매에 집중된 20일 스타워즈에서는 부산은행(05280)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분석팀장과 대한투자신탁증권 투자전략팀 임세찬 분석역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부산은행에 관심을 드러냈다. 부산은행은 현대증권 류한묵 차장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먼저 누적수익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대신의 나민호 팀장은 기술적 지표를 이용해 단기로 대응했다. 나 팀장은 이날 오전 부산은행 1만6,000주를 주당 6,070원에 매도한 이후 한시간 여만에 6,140원을 받고 전량 매도해 1.17%의 수익률을 거뒀다.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는 특유의 단기 매매를 활용한 것. 나 팀장은 “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매매에 나섰다”며 “양호한 흐름이 전개될 경우 재매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유자산의 대부분을 은행주에 투자하고 있는 대투증권 임세찬 분석역은 오후 들어 부산은행을 새롭게 편입했다. 임 분석역은 3,000주를 주당 6,120원에 사들였다. 보유 수익률은 0.99%. 임 분석역은 “양호한 실적흐름이 전개되고 있는 은행주가 추세 전환 시 선도주 역할을 담당할 공산이 크다”며 “부산은행의 경우 이달 말로 BW물량 부담에서 벗어나면 탄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중순 이래 부산은행을 장기 보유하고 있는 현대증권 류한묵 차장은 “연말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부산지역 경기회복 등에 따른 뚜렷한 실적개선을 감안하면 저평가돼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은행은 올 들어 5월까지 842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1/4분기에 이미 지난해 순이익 규모를 넘어선 데 이어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부산은행은 이번달 말까지 950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 채권 대손충당금 적립강화에 따른 충당금 82억원과 하이닉스 지분 매각 손실 24억원을 미리 반영한 점을 감안하면 목표 달성이 무난하다는 설명이다. 증시관계자들은 중장기적으로 부산은행의 펀더멘털 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리라는 데 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다만 이달 말까지 이어질 매물 출회가 단기 부담이다. 부산은행은 오는 14일에도 BW가 행사돼 주당 5,000원에 122만주가 늘어난다. 이날 부산은행은 전날보다 170원, 2.83% 높은 6,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