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만에 1,230원대에 진입하며 2주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전날 물량에 짓눌렸던 하락 흐름에서 탈피, 장중 6월중 고점을 경신하는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이 125엔대로 올라 상승 흐름을 강화했으며 전날의 물량부담을 소화시키며 수요우위의 장세를 드러냈다. 특히 장 막판 포지션 정리 차원에서 달러매수초과(롱)상태의 커버수요가 강하게 유입됐다. 시장은 일단 1,230원을 뚫고 지난 월요일에 좌절됐던 월중 고점을 경신함으로써 반등 모멘텀을 확보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달러/엔이 차츰 상승하는 그림을 보이고 있어 1,240원대도 바라보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8.10원 오른 1,233.6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5월 29일 1,234.30원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장중 고점은 1,234.00원으로 월중 전 고점인 1,231.00원을 경신했으며 저점은 1,228.00원을 기록, 하루변동폭은 6.00원이었다. ◆ 반등 모멘텀 확보 = 달러/엔이 일본 외환당국의 거듭된 개입을 배경으로 123엔이 단단하게 지지되면서 차츰 반등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하락 모멘텀을 제공하던 물량도 최근 공기업이나 국책은행 등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많이 소화된 것으로 파악돼 2달여 동안 진행된 급락 장세에서 반등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이월된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이 있었고 장중 결제수요도 꽤 있었다"며 "장 막판 1,230원을 바닥으로 보는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강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와 달리 분위기는 일단 쉽게 하락하지 못하고 반등하는 것으로 잡혀가고 있으며 달러/엔이 125엔을 지지하면 상승 모멘텀을 확보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내일 쉬는 동안 달러/엔의 움직임이 중요하며 일단 1,230원이 지지되면서 1,250원대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오전 1,230원대에서 전자업체 매물을 보고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을 추가로 낸 곳이 많았으나 역외가 물량을 거둬가면서 포지션 정리차원에서 숏커버가 일어났다"며 "역외에서 어제와 달리 매수세가 강했고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바닥을 찍고 상승으로 돌아서는 모양새이고 알게 모르게 물량이 많이 빠져나간 것 같다"며 "달러/엔이 더 안 빠지면 1,235원, 1,240원에 차례로 매물벽이 있어도 1,220∼1,240원의 박스권에서 고점을 높여 볼 수 있는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125엔대 진입 = 최근 점진적으로 상승해 온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일본은행(BOJ) 직개입 가능성으로 125.26엔을 기록한 뒤 이날 125.58엔까지 상승세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상승이 막힌 달러/엔은 약간 레벨을 낮춰 125엔대 중반을 주로 배회했으며 오후 4시 55분 현재 125.41엔을 기록중이다. 이날 무디스가 일본 국가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내년 일본 금융시장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데다 BOJ의 개입 경계감이 계속 작용, 엔화 약세는 이어졌다. 엔/원 환율은 개장초 100엔당 970원대로 내려서 경계감이 고조됐으나 달러/원의 상승으로 다시 980원대를 회복했다. 정부의 개입 신호등에 빨간불이 커지면서 매도세는 누그러들었으며 국책은행 등의 매수세가 있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80억원, 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사흘째 순매도 흐름을 지속, 역송금수요를 축적시켰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10원 높은 1,230.60원에 개장한 뒤 오름폭을 덜어내며 9시 32분경 일중 저점인 1,228.00원까지 내려서며 한동안 1,229원을 축으로 좌우 횡보했다. 그러나 달러/엔이 125엔대 중반으로 상승세를 강화, 달러/원은 이를 따라 10시 39분경 이날 고점인 1,232.50원까지 올라선 뒤 1,230∼1,231원을 오간 끝에 1,231.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231.5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네고물량 공급과 달러/엔 오름폭 축소로 3시 4분경 1,229.70원까지 내려섰다. 그러나 국책은행과 역외매수 등과 어우러져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급격히 진행, 환율은 4시 14분경 이날 고점인 1,234.00원까지 강하게 되튀었다. 이후 환율은 1,232∼1,233원을 오갔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8,5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1,31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1억3,000만달러, 2억9,500만달러가 거래됐다. 14일 기준환율은 1,230.80원으로 고시된다. 한편 다음날인 13일 지방선거일을 맞아 증권, 외환, 채권 등 금융시장은 임시 휴장하고 14일 거래를 재개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