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쇼크'로 7일 아시아증시가 휘청거렸다. 인텔의 2분기 실적 경고가 예상된 6일 밤 미국 증시가 급락한데 이어 7일 한국 도쿄 대만증시의 주가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TSMC UMC 등 대만의 반도체업체 주가는 대부분 하한가(마이너스 7%) 가까이 폭락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2.95% 하락, 인텔 충격을 피해 가지 못하는 양상이었다.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실적전망이 크게 나쁘지 않은데다 주가 조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그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금액(3백63억원)이 소폭에 그쳤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 인텔 쇼크 =세계 최대 반도체 메이커인 인텔은 올 2.4분기 매출 전망치를 종전(64억∼70억달러)보다 5% 낮아진 62억∼65억달러로 낮춘다고 6일 발표했다. 매출 총이익률 전망치도 53%에서 49%로 하향조정했다. 2분기가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다 유럽지역에서의 CPU(PC에 들어가는 핵심부품)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게 주요 원인이었다고 인텔은 설명했다. 이에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PC를 비롯한 전세계 IT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징조로 받아들였다. 메릴린치증권은 이날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등급을 '강력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반도체의 수요 회복이 당초 기대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인텔의 실적부진 경고와 메릴린치의 투자등급 하향조정이 미국증시의 악재로 작용하면서 6일 미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2.53%나 떨어졌고 다우지수도 1.76%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인텔 주가는 4.19%나 떨어지는 등 반도체주가 크게 하락했다. 이를 반영,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3.13%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특히 장 마감 이후 인텔이 2분기 실적이 당초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하자 나스닥 선물지수가 급락세로 돌변했으며 7일 아시아증시의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 '삼성전자는 다르다' =임홍빈 삼성증권 테크놀러지팀장은 "인텔의 실적경고가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인텔 CPU부문(전체 순이익의 90%이상 차지)의 PC 의존도는 70∼80%에 달하는데 반해 삼성전자의 D램부문(전체 순이익의 30%)의 PC 의존도는 50%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는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서로 다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임 팀장은 "D램부문과 디지털미디어 쪽에서 부진이 예상되지만 휴대폰과 LCD 쪽의 실적향상으로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소폭 늘어난 2조2천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인텔의 실적경고는 삼성전자에 부정적인 뉴스지만 2분기 실적 둔화는 이미 4월부터 예견된 상황이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3월 고점을 형성한 후 D램가격 하락과 외국인 매도 등으로 충분한 가격조정을 거친 상황"이라면서 추가 하락시에는 오히려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단기적으로 상승 모멘텀을 찾을 수 없고 D램 경기도 오는 8월 이후에나 반등세로 돌아설 전망이어서 삼성전자 주가가 쉽사리 반등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이란 관측도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