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SK텔레콤이 KT 주식을 일정 수준 이하로 매각하거나 주식 맞교환에 나서지 않을 경우 보유 중인 SK텔레콤 지분(9.27%)의 일부를 시장에 직접 매각,SK텔레콤을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T 고위 관계자는 7일 "현재 SK텔레콤과의 협상이 큰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만약 바람직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시장에 직접 SK텔레콤 주식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텔레콤 주식을 1∼2%만 매물로 내놓아도 SK텔레콤 주가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KT가 SK텔레콤이 깜짝 놀랄 만한 대응책을 갖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같은 지분 매각은 그런 대응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방안은 강도 높은 대응책은 아니지만 파장이 클 것"이라며 "(따라서) SK텔레콤도 협상에서 미온적인 자세를 계속 견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K텔레콤이 KT 주식을 대량으로 취득한 이유 중의 하나는 '오버행'(주식물량 부담) 때문"이라며 "SK텔레콤 주식을 시장에 대량 매각함으로써 SK텔레콤의 주가 하락을 유발,SK텔레콤의 대주주인 SK글로벌과 SK㈜의 SK텔레콤 주식 매각에 차질을 준다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영철 SK텔레콤 상무는 "지분 매각이란 압박카드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KT가 종전부터 사용해 왔던 방식"이라며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SK텔레콤이 이번에 KT 지분을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사가 상호 보유한 지분의 시가총액은 각각 2조원대로 엇비슷하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