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소폭 반등했다. 전날 장중 1,220원을 깨기도 했던 하락 흐름이 반등 조정을 받고 있는 셈. 달러/엔 환율이 124엔 지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업체 네고물량이 반등 시도를 막고 있다. 시장 마인드는 계속 아래쪽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오후에 추가 물량공급이 이뤄진다면 1,210원대로의 진입이 조심스레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환율 하락이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수출문제로 과대하락할 때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시장이 어떻게 수용할 지도 주목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90원 오른 1,221.0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1.90원 높은 1,222.00원에 하루를 연 환율은 개장직후 1,222.70원까지 올라선 뒤 9시 40분경 1,220.40원까지 오름폭을 줄였다. 이후 환율은 1,220∼1,221원을 오가다가 10시 17분경 1,220.30원으로 장중 저점을 낮춘 뒤 저가매수 등으로 11시 9분경 1,222.20원까지 올랐다가 매물에 1,220원선으로 되밀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22원선에서는 업체 물량이 나오고 있어서 반등력이 미약하다"며 "오전중 구두개입 비슷한 발언이 나와 은행권의 달러매도(숏)플레이는 자제되고 있으나 공격적인 개입이 없으면 1,220원이 뚫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하락을 부정하지는 않고 다만 속도가 불만스러울 뿐"이라며 "오후에는 1,218∼1,222원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국책은행 등의 매수세가 있었으나 무거운 느낌은 여전하다"며 "NDF정산관련 매수세가 아래쪽을 받치고 있으나 업체 물량이 나온다면 1,220원은 충분히 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뉴욕에서 일본은행(BOJ)의 4번째 직개입(2주동안)으로 124엔대를 회복한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하향 압력을 받으며 124엔 지지여부를 테스트받고 있다. 개장초 구로다 하루히코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의 구두개입이 하락을 저지하고 있는 가운데 낮 12시 37분 현재 124.06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18억원의 주식순매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79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환율에 변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지금 달러 하락은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미국과 상대적 침체를 겪은 다른 지역의 경제력 조정 과정이며 글로벌 베이스로선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총재는 "달러/원은 너무 급격히 떨어져 수출경쟁력 걱정된다"며 "추가 하락이 경기회복국면에 큰 지장이 된다면 정부와 협의해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대처수단을 많이 갖고 있어 환율이 적정수준을 유지하는 데 큰 문제는 없고 정부나 중앙은행은 시장을 존중해 참는 데까지 참자는 입장"이라며 "필요하다면 적극 대처하고 환율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