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는 수급과 가격논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종합지수는 고점에서 150포인트 가량 급락한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발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초 이래 모멘텀 공백 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수선물․옵션․종목옵션 동시 만기일(트리플위칭데이)을 앞둔 수급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계단식 하락을 거듭하던 증시의 추가 하락이 일시 정지된 것.

증시 주변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종합지수는 800선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월간 기준으로 두 개의 음봉을 남기며 6월을 맞이한 종합지수는 이틀 연속 강세를 나타내며 저점 테스트에 들어간 모습이다. 800선이 무너지면서 개인이 적극적으로 지수방어에 나서고 기관으로의 자금 유입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가격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면서 오히려 수급여건이 개선된 셈이다.

미래에셋운용전략센터 이종우 실장은 “지난달 수급이 급격히 붕괴되면서 일시적으로 80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780선에서의 지지력을 확인한 상황에서 800선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고점에서 1/3가량 조정을 거치고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어 기술적 반등세 연장이 기대된다”며 “800선 아래에서의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트리플위칭데이가 4거래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1조원에 달하는 매수차익잔고와 시장베이시스가 종가 기준으로 마이너스 0.97을 가리키며 마감한 점이 우려된다.

하지만 트리플위칭데이에 일시적인 충격이 있더라도 매물 소화와 불확실성 제거차원의 수급개선을 불러와 단기 조정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매수차익거래 잔고 중 상당부분은 기관이 수익률 고정을 위한 헷지 차원에서 선물과 연계해 놓은 것으로 만기일 청산과는 무관한 물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매수차익잔고 중 2,000억원 정도는 집계상의 오류로 인해 잔존하는 허수일 가능성을 감안하면 만기와 관련된 청산 물량은 많아야 5,000억원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급악화와 함께 증시에 가격메리트를 발생시킨 뉴욕증시의 불안정한 흐름에 내성이 길러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월요일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에 가까운 물량이 출회됐다. 나스닥지수는 1,600선을 내놓았고 다우지수는 9,700선 마저 위협받았다. 탈세파문과 분식회계 우려 등이 약세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국내증시는 공급관리기구(ISM)의 5월 제조업지수 등 긍정적인 경제지표에 무게를 뒀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가 급락했지만 경제지표가 아닌 기업내부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내성이 생겼다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저가 메리트가 꿈틀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뉴욕증시의 바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증시는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둔 수급부담과 뉴욕증시 불안을 안은 가운데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상대적인 가격논리에 의한 접근은 하방경직성을 강화해줄 수는 있지만 추세를 돌릴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수선물 시장 흐름에 주목하면서 기술적으로 대응하되 지수관련주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을 유지하고 개별종목은 낙폭이 큰 종목 위주의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투자전략팀장은 “매도시기를 놓친 투자자의 관심이 조정의 마무리에 집중되고 있지만 수출과 2/4분기 실적 모멘텀이 제공될 7월까지는 조정분위기가 연장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 팀장은 “중장기적인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휴대폰, LCD, 은행, 자동차관련 부품업종에 대한 꾸준한 분할 매수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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