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낙폭을 키우며 3월초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채 금리는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와 연동해 하락 출발한 뒤 통안채 입찰 강세, 한국은행의 금리 하락 용인 발언 등으로 하락폭을 키웠다. 스왑 시장에서 출발한 선물 강세가 현물 시장에서의 매수세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펀더멘털에 비해 금리 하락이 과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동안 강세 장을 예상해 듀레이션을 줄여놨던 기관들의 불안을 달래지는 못했다. 6월중 국고채 입찰 물량이 줄어드는 등 채권 공급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매수를 자극했다. 농협의 황순모 과장은 최근 금리 하락 장세를 "주가 상승기에 금리가 상승했던 데 따른 반작용"이라며 "당분간 채권 공급이 적을 것으로 보여 물량을 많이 보유하지 않은 쪽이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금리 6.10% 밑으로 하락 = 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6.08%로 마감, 지난 3월 7일 6.05%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재무부채권 10년물 수익률이 3개월중 최저 수준인 5.00%까지 하락해 국고채권 수익률도 6.12%로 하락 출발했다. 주가 하락 및 국채 선물 강세, 통안채 입찰 호조 등과 함께 금리는 오전장 막판 추가 하락했고 오후 들어 하락세를 유지했다. 5년 만기 국고채권 2002-5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6.65%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과 1년물은 모두 0.02%포인트 하락한 6.00%, 5.36%를 각각 가리켰다. 회사채 금리 역시 하락했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6.85%를, BBB- 등급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10.80%를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닷새 연속 상승, 닷새째 최고가를 경신했다. 6월물은 전날보다 0.24포인트 상승한 104.02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4만3,537계약으로 전날 3만1,232계약보다 증가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돋보였다. 외국인은 2.566계약 순매수했다. 반면 은행은 2.363계약, 투신사는 1,471계약, 증권사는 1,419계약 순매도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입찰한 통안채 2년물 1조5,000억원은 6.02%에 전액 낙찰됐다. 이날 입찰에는 2조6,900억원이 응찰했으며 부분 낙찰률은 54.5%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이 입찰 직전 6.01∼6.01% 수익률에 거래된 것을 생각하면 입찰이 다소 강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금리 하락과 관련해 "국내외 경제 여건과 시장 자체의 수급 호조를 반영한 것"이라며 "금리 수준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 물가 관련 금통위 코멘트 주목 = 6월중 콜금리 목표치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5일 열린다. 시장에서는 주가가 급락하는 등 지난 5월보다는 경기호전 기대감이 약해진 상황에서 금통위가 두달 연속 콜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 코멘트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7월 금리 인상 시사 여부로 축약된다. 금통위는 물가와 통화량 증가율에 대한 언급을 통해 향후 금리 인상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의 구용욱 연구위원은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하반기부터 물가 우려가 가시화할 것이어서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며 "7월 콜금리 인상과 전망과 밀접하게 연관된 금통위의 물가 언급의 강도에 따라 시장도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최근 환율 하락으로 걱정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내수가 회복되고 있어 물가는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핵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5월까지 넉달 연속 3.0% 상승한 데 대해 한은도 어느 정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통위가 5월 정례 회의에서 총유동성(M3) 증가를 우려해 콜금리를 4.25%로 0.25%포인트 올린 것을 고려할 때 M3가 얼마나 증가했는지도 관심사다. 박승 총재는 지난 달 금통위 후 기자 설명회에서 "M3 증가율은 3월 들어 한국은행의 감시범위인 8∼12%를 이미 넘어섰으며 4월에는 13%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