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블랙먼데이'였다.


6월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각) 뉴욕 증시는 폭락 양상을 보였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됐으나 탈세혐의로 다우 30종목인 타이코인터내셔널의 CEO가 탈세혐의로 사임하고 기술주에 대한 실적경고가 쏟아지는데는 역부족이었다.


다우지수는 215.46포인트(2.17%) 떨어지며 지난 2월 7일이후 최저치인 9,709.79를 기록했다.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9,800선이 가볍게 무너졌고 9,7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나스닥은 무려 3.29%(53.17포인트)떨어진 1,562.56으로 1,500선대로 힘없이 주저 앉았다. S&P지수도 2.48%(26.46포인트) 떨어진 1,040.68로 지난해 10월 1일이후 8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가 전략가들은 "기업수익이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분식회계에 이어 탈세사건마저 터지는등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며 "상실감에 빠져있는 투자심리를 회복하는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실제 이날 제조업공급자협회(ISM)의 5월 지수가 55.7로 예상(55.0)을 웃돌며 4개월 연속 경기팽창을 의미하는 50을 넘었고,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4월중 건설지출이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등 경기회복에 대한 사인들이 발표됐으나 투자자들의 심리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오히려 장 막판에는 무조건 주식을 팔고보자는 투매양상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월요일의 주가급락을 의미하는 '블랙먼데이'를 촉발시킨 종목은 타이코인터내셔널. 탈세혐의로 조사받는 것으로 밝혀진 데니스 코즐로프스키 CEO가 사임을 발표하면서 무려 27% 폭락했다. 전기코넥터와 보안경보시스템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코즐로프스키가 4개 분할안을 철회한 이후 올들어 무려 73% 하락했다.


시가총액기준 최대회사인 GE가 이날 3.3% 떨어진 주당 30.11달러로 98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무너진 것도 다우의 폭락을 불러일으켰다. 다우 30종목중에서는 AT&T가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을 뿐이다.


최근 분식회계의혹을 받고 있는 에너지중개업체 엘 파소는 재무담당임원인 찰스 다나 라이스가 자살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15% 추락했다.


기술주들은 리만브라더스 워버그등 증권사들의 투자등급 하향조치가 쏟아졌다.워버그는 "IT관련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예상보다 훨씬 느리다"며 소프트웨어 종목들의 순익전망치를 일제히 하향했다. 이에따라 분식혐의에 대한 SEC의 조사를 벌금없이 마치기로 한 마이크로소프트가 3% 하락하는등 체크포인트(4.06%) 오라클(7.56%)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종목들도 인텔이 3.8% 떨어지는등 크게 밀리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5.23% 하락했다.


한편 미디어기업 USA인터렉티브가 모두 45억달러의 자금을 들여 익스피디아, 티켓마스터, 호텔닷컴에 대한 지분을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해 12.63% 급락했지만 지분인수 대상기업들은 인수가격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