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등 8개 증권사가 1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주총을 개최한 증권사는 대우 서울 부국 현대 한빛 삼성 등 6개 상장증권사와 비상장사인 현투증권 KGI증권 등 2개사. 이로써 올 증권사 정기 주총은 대부분 마무리됐다. 동양종금증권이 오는 18일 상장 증권사로는 마지막 주총을 열 계획이다. 이날 주총은 대부분 증권사가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둠에 따라 평온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특히 총회꾼 등이 사라진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주총을 경영비전 등을 주주들에게 설명하는 IR(투자설명회)행사로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빛과 현투증권은 노조와 소액주주들이 대형증권사 인수합병과 감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4개사가 현금배당=삼성증권은 이날 주총에서 옛 삼성투신증권과 합병시 취득했던 자사주 2백39만여주를 전량 소각키로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소각비용은 지난해 전체 순이익 5백74억원의 92.3%에 달하는 5백30억원이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자사주 소각을 하는 바람에 배당은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은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방안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것 보다는 주식 수를 줄여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 부국 현대 한빛 등 4개사는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서울증권은 액면가(2천5백원) 대비 60%의 현금배당을 결의했고 부국 한빛증권은 각각 20%,현대증권은 7%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한빛증권은 사명을 우리증권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현대증권은 홍완순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조규욱 부사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서울증권은 강찬수 회장을,한빛증권은 이팔성 사장을 재선임했다. 한빛증권 주총장에서는 노동조합측이 민유성 우리금융지주 부회장의 사외이사 선임 및 무리한 대형증권사 인수합병 시도를 반대한다며 주총장을 봉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액주주들의 감자(減資) 반대로 주총이 일시 휴회되는 등 진통을 겪은 현투증권은 전체 임원의 임기를 종전 3년에서 1년으로 줄이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올 증권사 주총의 특징=올해 배당을 실시하는 증권사는 17개사로 지난해 13개사보다 늘어났다. 현대 LG 동원 세종증권 등이 올해 흑자전환하면서 새로 배당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임원들은 초임의 경우 대체로 재선임됐으나 증권사별로 대표이사진이 교체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상근 등기임원 32명 중 13명이 재신임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재신임 양상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보증권은 조승현 사장 등 퇴임임원 3명이 모두 초임 등기임원이었다. 이에 반해 SK증권은 최명의 상무가 SK투신 대표로 영전하고 내부 임원 2명이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축제 분위기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의 부여도 부쩍 늘었다. 교보증권은 임직원 7명에게 21만주,메리츠증권은 지점장 등 61명의 직원에게 28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굿모닝증권은 도기권 사장에게 50만주,윤일진 뉴욕법인장에게 10만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줬다. 서울증권도 강찬수 회장 등 76명의 임직원에게 2백21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오는 18일 주총을 여는 동양증권은 지난 2001사업연도에 4백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당기순이익은 1백62억원의 적자를 내 배당을 하지 않는다. 동양증권은 "매출(6천58억원)은 전년보다 20.3% 늘었고 영업이익(4백4억원)은 흑자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