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개막일인 31일 종합주가지수 800선이 붕괴됐다. 거래소시장의 주가지수는 지난 2월 26일 800선을 회복한 뒤 상승가도를 달려 4월18일 930을 훌쩍 넘어섰으나 미국 경기회복의 지연 우려 속에서 뚜렷한 매수주체없이 프로그램매매 등 일시적인 수급에 등락하다가 결국 8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거래소시장과 연동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지난해 12월28일 회복했던 70선이 붕괴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예상 지지선인 800이 무너짐으로써 반등 장세는 쉽사리 오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800선 붕괴는 일시적이며 조정의 마무리 국면이 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됐다. ▲증시 어디까지 추락할까. 주가는 단기 낙폭이 커 추가 급락의 가능성은 적고 횡보장세가 이어지면서 780∼800선을 오르내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대체로 전망했다. 수급불안이 이어지고 있고 미 증시 불안에 따라 외국인을 매수 주체로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정보팀장은 "매수차익잔고 부담 등 수급차원에서 800선 지지는 사실상 힘들었으며 미국 시장이 살아나면 반등할 수도 있지만 비관적"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수가 추가로 떨어지면 연기금 유입 등 기관이 매수세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지만 분할 매수형태로 소극적인 움직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장득수 부장은 "낙폭이 컸기 때문에 700선 중초반까지 떨어지는 급락장은 없을 것"이라면서 "780선이 지지선을 형성한 뒤 당분간 횡보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추가 하락은 780선에서 멈출 수 있지만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주가 반등의 여지 있나 미국 경기회복의 신호가 뚜렷하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의 능동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없고 수급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점에서 지수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은 정체돼 있는데 6월에는 대규모 주식공급 물량이 예정돼있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트리플위칭데이와 함께 KOSPI200 구성종목 변화에 따른 프로그램차익잔고 부담이 지수를 짓누를 것으로 분석됐다. 신영증권 장 부장은 "기업의 실적과 경기가 반등의 조건이 돼야 하지만 2.4분기 실적은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강세가 시장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는데다 하절기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휴가가 예상돼있어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연기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뚜렷한 매수세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드컵 개최 및 지방선거와 관련 교보증권 임 팀장은 "월드컵 재료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는데다 끝난 뒤 장이 빠지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였으며 지방선거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불안정한 미국시장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악재로 남아있어 외국인 투자자의 역할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미 시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미국 기업의 실적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나 팀장은 그러나 "주가지수는 800선을 조금 밑도는 선에서 지지선을 구축해 조정의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면서 "실적 장세에 대비해 조정시기에 포트폴리오를 실적 호전주로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코스닥지수 70선 붕괴와 관련, 대신증권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거래소와 동조화돼 투자심리가 냉각되고 있다"면서 "경기와 기업실적 등 주변여건이 좋으므로 70선을 지지선으로 하고 80선까지 등락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엿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