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이 엔화 환율과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에 따라 크게 요동치고 있다. 환율 하락 기조속에 변동성마저 커져 수출 중소기업들이 더욱 골탕을 먹는 상황이다. 31일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 뉴욕시장에서 엔화 환율이 달러당 1백22엔대까지 떨어진데 영향을 받아 1천2백22원50전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 일본은행의 직접 개입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달러 매수로 엔화 환율이 1백24엔대 중반까지 올라서자 원화 환율도 덩달아 1천2백31원까지 껑충 뛰었다. 최근 들어 하루중 환율 변동폭이 10원을 웃도는 날이 많다. 은행 관계자는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이 국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환율이 급변동 후 당분간은 잠시 멈춰서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급등락에는 전윤철 경제부총리와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도 한몫했다. 전 부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급격한 원화절상에 대해 정부는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 총재는 "환율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일 뿐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해 시장에 혼선을 빚었다. 양대 외환당국의 발언이 이처럼 상충되자 지난 29일 1천2백40원대 진입을 시도하다가 막판 1천2백30원선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진우 농협 선물부장은 "외환당국이 전열을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미 시장에 약점을 노출시킨 상태"라고 평가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