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5개월만에 70선 아래로 떨어졌다. 해외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전개하고 달러/원 환율이 급락세를 잇는 등 주변 여건이 불투명한 가운데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하회함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5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코스닥지수는 닷새 연속 하락하며 전날보다 0.60포인트, 0.85% 낮은 69.7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70선을 하회하기는 올 들어 처음이며 이날 종가는 지난해 12월 27일 69.43을 기록한 이래 5개월여중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지수가 지지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급락함에 따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을 권하고 있다. 주요 기술적지표가 과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바닥을 확인한 뒤에도 매수의 기회는 제공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뉴욕증시, 거래소시장의 방향성을 확인하면서 반등 시마다 보유물량을 줄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전날 연중 최저점을 뚫고 급락한 상황에서 목요일 뉴욕증시 나스닥지수가 나흘만에 반등했다는 소식을 반기며 강세로 출발했다. 이후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꾸준히 유입된 반발매수세와 경계성 매물이 맞서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종합지수 급락으로 시장심리가 얼어붙었고 주말을 앞둔 위험회피성 물량 출회가 더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인터넷, 디지털컨텐츠, 소프트웨어 등 전통적인 코스닥업종이 강세를 나타냈지만 운송, 제약, 금융 등 거래소 성격이 짙은 업종이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KTF, 국민카드, 강원랜드 등 시가총액 1,2,3위가 나란히 내렸고 하나로통신, SBS, LG홈쇼핑, 아시아나항공 등이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수세를 받은 엔씨소프트가 4% 이상 올랐고 LG텔레콤, 휴맥스, 국순당 등이 상승했다. 다음, 한글과컴퓨터, 새롬기술, 옥션 등 인터넷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이 138억원을 순매수하며 추가 하락에 버팀목을 댔지만 기관과 개인이 각각 100억원, 25억원을 팔아치운 매물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거래가 감소해 지난 6일 이래 최소인 2억6,340만주가 손을 옮겼다. 상한가 19개 포함 278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6개를 포함해 446개 종목이 하락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세계적인 IT경기회복 지연 우려 속에서도 지수를 지지해온 홈쇼핑, 카드 관련주가 한계를 드러낼 조짐을 보임에 따라 심리적인 지지선인 70선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코스닥시장은 마치 나무에 매미가 붙어있는 것처럼 독자적인 모멘텀없이 거래소시장과 연동되고 있어 지지선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시장은 펀더멘털이 배제된 상황에서 가격논리조차 먹히지 않음에 따라 투매에 가까운 물량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주 인텔의 중간 실적발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며 “반등 시마다 현금비중을 확대하고 거래소 안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