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 급락과 관련, 수출업체들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공감하고 수출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업종별로 우려의 정도에서는 차이가 났다. 또 환율 절대수준이 갑자기 낮아져 업체들은 제대로 대응을 못하거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어 환위험에 대한 강력한 차원의 인식제고와 헤지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는 지난 28∼29일 양일간에 걸쳐 대표 수출기업 40개를 대상으로 최근 환율 하락과 관련한 긴급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은 "환율 수준도 문제지만 하락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31일 밝혔다. 업체들은 사업환율과의 괴리 발생에 따라 수출상담 환율을 조정하고 있으나 외환시장의 불안정으로 예측이 불가능해 수출계약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무역협회는 "연말 환율을 상당수는 1,220∼1,250원으로 보고 극히 일부 품목은 1,200원이나 1,270원을 전망했다"며 "최근 환율 수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업 환율 전망이 수출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감안하면 추가 환율 하락은 수출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개입을 통해 환율방어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종별로 다소간의 차별화된 양상을 보여 플라스틱, 섬유 등의 경공업은 수출부진의 우려가 강한 반면, 일반기계, 자동차, 휴대폰 등의 업종은 그 정도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관련, 경공업 제품은 수출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으로 장기화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중화학 및 정복기술(IT)제품은 수출회복세이나 환율 급락이 하반기 수출부진이나 회복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장기 계약 중심의 철강, 타이어나 경쟁력이 있는 휴대폰 등은 추가 환율 하락이 없을 경우, 물량 감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채산성에 대해서는 경공업은 물론 중화학 품목도 악화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수산물이나 플라스틱업종의 일부 기업은 이미 적자상태에 직면하고 있으며 생활용품도 환율 하락이 수출채산성에 그대로 영향을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철강은 국제가격 회복으로 환율 하락의 영향이 다소 낮았으며 지동차, 선박, 전자제품(반도체 제외), 가전 등은 채산성이 확보되고 있는 한편 휴대폰, 석유화학 등은 1,200원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채산성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환위험 노출로 인해 다양한 방법이 검토되고 있으나 효과적인 방법을 마련하지 못하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수산물, 생활용품 등 중소기업은 환위험 대응에 취약했으며 대기업도 선물환, 매칭, 현지생산비중 확대 등으로 대응하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