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외국인 매도 공세로 급락했다. 3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9.58포인트, 2.34% 떨어진 815.61에 거래를 마쳐, 지난 2월 26일 801.14를 기록한 이래 석 달 중 최저 수준을 가리켰다. 나흘째 하락이 이어진 코스닥지수는 투매양상이 빚어지며 70.38으로 2.09포인트, 2.88% 급락, 연중최저점에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 27일 69.43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이날 증시는 수요일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사흘 연속 약세를 보인 데다 D램 현물 가격이 약세를 지속했다는 소식으로 약세권에서 출발한 뒤 한 차례도 반등하지 못한 채 낙폭을 키웠다. 모멘텀 부재에 시달리던 증시는 체력 저하를 드러냈고 프로그램 장세를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좌우되던 지수는 프로그램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 공세에 따른 수급악화를 흡수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추락했다. 일부 은행주, 인터넷주가 매수세를 받았으나 업종과 종목을 불문하고 무차별적인 하락세가 전개됐다. 거래소 철강금속과 코스닥 금융업종이 소폭 올랐을 뿐 섬유의복, 의료정밀, 운수창고, 기계, 통신, 디지털컨텐츠 등 업종이 폭락했다. SK텔레콤, LG전자, 삼성SDI, 강원랜드, 하나로통신 등이 5% 이상 빠지며 하락을 재촉했고 삼성전자, KTF, 기업은행, 현대차, LG홈쇼핑 등이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수관련주는 POSCO, 국민카드, 휴맥스, KT, 신한지주 정도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지난 13일 이래 최대 규모인 1,172억원을 처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760억원, 518억원 매수우위로 대응했다. 코스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의 협공을 개인이 당해내지 못했다.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가 1,562억원 유입되며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프로그램 매도는 826억원 출회됐다. 거래소에서는 하한가 24개 포함 562종목이 내렸고 226종목이 상승했다. 상한가는 25개가 포함됐다. 코스닥시장 등락은 182, 560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증시가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독자 모멘텀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뉴욕증시 동향을 지켜보며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을 권했다. 이날 역시 매수차익잔고를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급락함에 따라 수급 부담이 여전한 점도 부담으로 꼽혔다. 다만 지수가 박스권 하단부로 접근, 가격메리트 발생구간에 진입함에 따라 저가매수기회가 제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종합지수 800선의 지지력 여부를 확인하면서 지수관련주, 은행주 등 위주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낙폭관대주에 대한 단기 접근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됐음에도 상승 모멘텀이 제공되지 않음에 따라 작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달 들어 종합지수 800선에서 지수방어에 나섰던 기관이 프로그램 매물 부담 등으로 매수 여력이 위축된 점을 감안할 때 보수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