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락 출발한 뒤 1,232원선으로 낙폭을 확대했다. 전날 장 후반 급반등한 흐름이었던 탓에 시장은 극히 조심스런 상태다. 추세는 환율하락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으나 급반등을 놓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실력행사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도 나와 월말 네고물량과 개입 경계감 사이에서 긴장감이 형성돼 있다. 시중 포지션은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반등시 매도에 대한 인식은 여전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개입 경계감으로 전날 경험했던 1,220원대 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52분 현재 전날보다 5.00원 내린 1,232.50원을 가리키고 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은 1,236.50∼1,237.50원의 좁은 범위에서 한산한 거래를 보인 끝에 1,237.00/1,238.0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3.50원 낮은 1,234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233∼1,234원을 오가다가 9시 44분경 1,234.80원까지 되올랐으나 물량 공급에 되밀려 52분경 1,232.50원으로 내려섰다. 지난 4월중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3,000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10억1,000만달러가 줄고 지난해 12월 이후 올들어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5월 무역수지가 크게 증가, 통관기준으로 근래 보기드물게 흑자규모가 20억달러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측돼 외환시장에 물량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기준율 대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에 네고물량 공급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아래쪽으로 정부개입에 대한 경계감과 맞물리면서 오늘 거래는 1,229∼1,236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뉴욕에서 124.56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이 시각 현재 124.64엔으로 강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외환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외환정책에 변화는 없다"며 멈추지 않는 '입심'을 발휘하며 엔화 강세 저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엔/원 환율은 전날 장 후반 100엔당 990원대를 회복한 뒤 990원을 경계로 시소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58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20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외환시장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변수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