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코스닥시장에서 허용된 시간외대량매매가 주로 경영권 확보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코스닥 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제도도입 이후 모두 7건의 시간외 대량매매가 발생했으며 기업인수와 지분몰아주기 등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취득이 주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시간외대량매매가 발생한 기업은 다우데이타, 한일, 실리콘테크, 한기평, 무학, 한단정보통신 등 6개사며 이중 실리콘테크는 2건이 발생했다. 시간외대량매매는 기관투자가 등 대량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에게 효율적인 거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특정한 매매상대방과 가격을 정해 거래가 이뤄진다. 미국 리어사는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지난달 11일 한일 주식 5만8천52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리어사는 시간외대량매매 등 장내외매수를 통해 모두 7만2천558주(8.20%)를 추가로 확보, 한일을 인수했다. 무학 계열사 화이트플러스는 시간외대량매매서 66만800주(5.59%)의 무학지분을 매입했다. 무학은 경영권안정을 목적으로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취득케 했다며 대표이사 등 대주주 지분율이 36.15%에서 41.74%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의 경우 한일시멘트가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주식 64만6천주를 사들이는 등 모두 130만주를 추가취득해 지분율 33.88%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다우데이타는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최대주주인 김익래 회장 지분(458만6천989주)을 다우기술로 넘겼고 다우기술은 39.23%의 지분을 획득, 1대주주로 도약했다. 이밖에 외국계 투자회사인 탑코사이언티픽은 두 차례의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실리콘테크 주식 65만9천577주(6.48%)를 매수했다. 코스닥 증권시장 관계자는 "매매상대방을 정하는데다 종가기준 상하 5% 범위 내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장중 시세변화의 위험성도 줄어든다"며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측이나 파는 측 모두에게 유리한 거래"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장외거래에서는 양도세를 물어야 하는 반면 시간외대량매매에서는 세금부담이 없어 매매당사자에게 매력적인 거래라고 그는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