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시주변에서는 요즘 '월드컵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이 임박하면서 그동안 횡보를 거듭하던 주가지수가 22일 큰폭으로 오르며 860선을 회복하자 `월드컵 랠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역대 월드컵 개최국의 주가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폭등한 사례는 적지 않다. 런던 주식시장은 지난 1966년 영국 월드컵 개막직전 6개월 동안 13.1% 올라 투자자들이 재미를 봤다. 또 90년 이탈리아월드컵 당시에도 개막전 6개월간 주가가 17.7% 뛰어오르는 '월드컵 랠리'가 재현됐다. 98년 프랑스대회때는 오름폭이 훨씬 컸다. 프랑스의 CAC40 지수는 대회 개막일까지 6개월 사이에 무려 21.6%나 올라 폭등세에 가까운 기염을 토했다. 지난 1966년 대회이후 서구에서 치러진 6차례 월드컵 중 개막 직전 주식시장이 하락세에 빠졌던 대회는 지난 74년과 94년 두 차례 뿐이다. 특히 74년 서독대회의 경우 전세계적인 오일쇼크가 지구촌을 강타했었다. 결국 큰 악재가 없다면 월드컵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최근에는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지난해말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초에는 `대망의 1천포인트'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곤했다. 지난해 가을 500선대에서 헤매던 것과 비교하면 월드컵 효과를 느낄 수있다. 특히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주가가 6개월간 오르면서 1천포인트를 훌쩍 넘어버린 적이 있어서인지 `월드컵 랠리'에 대한 희망감이 여의도에 퍼져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월드컵 효과가 선행됨에 따라 900선을 넘어 940선대까지 주가가 치솟았다"면서 "이런 현상은 월드컵의 경제효과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월드컵 효과는 어디까지나 정서적 요인"이라면서 "실제로 월드컵이 전체 경제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나라의 경우 월드컵이 끝난 뒤엔 허탈감 탓인지 투자 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주가가 큰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나민호 팀장은 그러나 개별종목에 대한 월드컵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항공, 유통, 호텔, 관광 등 월드컵특수를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은 조정국면 속에서도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월드컵으로 인한 국가경제 신인도 및 주요 제품의 브랜드 가치 제고 등 전반적인 경제적 효과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경제체질 강화에 분명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