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급락으로 어렵사리 활기를 되찾은 경기지역 수출업계에 또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21일 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에 따르면 최근 5주 사이에 원-달러 환율이 무려 80원 가량 떨어져 도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크게 우려되고 있다. 수출기업들은 원화가치가 상승하는 만큼 수출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줄어드는 피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압출기 수출업체인 SM플라텍㈜ 조성택 상무는 "환율급락으로 인해 최근 3건의 수출에서 수출대금이 달러당 60~70원 가까이 줄어드는 피해를 봤다"며 "수출마진이 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남는 게 없는 수출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음식물처리기 수출업체인 대경하이테크㈜ 차혜옥 팀장은 "이달초 달러당 1천300원을 기준으로 수출가격을 책정했지만 현재의 환율은 1천250원대"라며 "가격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환율급락을 상품대금에 반영할 수도 없는 처지"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중소수출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환율수준이 이미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며 정부의 조속한 환율안정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무역협회 윤재혁 경기지부장은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손을 놓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선물환을 이용한 환리스크 방어와 환변동보험 가입 등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수원=연합뉴스) 박기성기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