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급락하고 있는 원화 환율에 대해 정부가 속도 조절에 나섰다. 기업들은 원화가치 상승분을 수출가격(달러표시)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워 수출채산성 악화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환율하락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에 개입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재경부는 이날 5천억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해 외환시장 개입시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 올들어 외평채는 1월 5천억원 2월 7천억원 3월 5천억원 등 총 2조2천억원 어치가 발행됐으며 이중 차환발행 3천억원을 빼면 가용 규모는 1조9천억원이다. 이날 시장평균 기준환율(1천2백65원90전)으로 계산하면 약 15억 달러에 이른다. 이날 환율은 연중 최고치였던 지난달 12일(1천3백32원)과 비교할때 약 5.9%의 절상률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 절상률(5.0%)보다 0.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한국과 수출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엔화에 대해선 1백엔당 9백90~1천1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아직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 가치 절상속도가 경쟁국 통화에 비해 약 1~2%포인트 정도 빠르지만 당장 수출 채산성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다만 대미 수출의존도가 20%에 달하므로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수진.유영석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