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증시가 거액 프로그램 매물을 거뜬히 소화해냈다. 단기급락이후 하락폭의 50%을 만회한 시점에서 나타난 이날 조정양상을 시장은 비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9.25포인트 밀렸다. 기관은 1천억원넘게 순매도를 보이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반면 외국인은 오히려 1천2백억원넘게 주식을 순매수해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4일동안 8천억원가까이 순매도에 나섰던 개인들도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단숨에 지수가 하락폭의 50%를 회복하자 차익매물이 흘러나왔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부담을 덜어주는 조정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투자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수급이 단기적 시장흐름의 가장 큰 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인의 매매패턴과 주식형 수익증권으로의 자금유입 여부가 단기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라는 설명이다. ◆하락폭 50% 회복 후 조정=지난달 22일 장중 한때 943을 찍은 지수는 지난 13일 804선까지 단기간에 1백40포인트 가까이 내렸다. 6개월 연속 상승 후 보름동안 14.8%의 조정을 보인 셈이다. 이후 미국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한국증시도 기술적 반등양상을 보여 13일부터 5거래일 만에 70포인트 이상 지수가 올랐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매도가 일단락됐고 이날 3천억원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감안하면 기관도 실제로 순매수했다"며 "앞으로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현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날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5천계약 이상을 순매도한 것이 시장약세의 원인이었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1만3천계약을 순매수,단기간에 엄청난 차익을 챙긴 만큼 6월물 110선을 1차적인 차익실현 가격대로 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외국인과 주식형펀드가 관건=투자자들의 경우 수급상황 체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다시 강화되고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끊긴다면 조정이 길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는 일단락된 분위기다. 지난주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천9백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주간단위 순매수 전환은 4주만의 일이다. 미국시장의 상승이 외국인 순매수 전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매도로 일관하던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이 매수쪽으로 돌아섰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현대증권 이상재 팀장은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부담스럽긴 하다"며 "하지만 미국 증시의 추가상승시 외국인에 의한 수급보강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식형 수익증권으로의 자금유입도 고무적이다. 지난 13일 8조원대까지 밀렸던 순수주식형 수익증권(주식편입비율 60%이상) 설정액은 17일 현재 9조2천5백31억원을 기록했다. 뮤추얼펀드를 합치면 10조원을 넘어섰다. 한투증권 황규철 주식운용2팀장은 "지난주 후반 돈이 들어온 건 KT청약 참여를 겨냥한 외수펀드(외국인 전용 수익증권)에 들어온 자금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