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펀드매니저들은 국내 증시가 부진함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메릴린치가 최근 300명의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실시한 투자 동향 서베이에 따르면 대다수는 향후 12개월간 한국과 러시아 등 이머징 마켓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이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머징 마켓 기업 수익 전망이 미국과 유럽, 일본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비율이 39%에 달했다. 반면 대다수가 미국 증시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향후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낙관하면서 투자비중을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22%에 불과했다. 메릴린치에서 세계 증시를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바우어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 증시는 당장 기관투자가들이 흥에 겨워 부르는 노래의 주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비유했다. A.G 에드워즈 증권사의 게리 샤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안정화 되고 있지만 무역적자 확대로 인한 달러화 약세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고 있다"면서 "달러가 강세 기조를 보이면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머징 마켓의 증시 흐름을 대변하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이머징 마켓 프리 인덱스는 달러 기준으로 올해 들어 12% 이상 상승했으나 미국의 내로라 하는 기업들을 포함하고 있는 S&P 500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3.6%, 11% 하락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