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증시가 세계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증시는 물론 세계경제 전반의 선행지표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경제전문지인 배런스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97년 이사아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서울증시의 종합주가지수를 보고 미국증시와 세계경제의 향후 흐름을 판단했으며 특히 지난해 가을 한국증시가 급등했을 당시에는 밤을 새가며 서울증시를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린치 증권의 리처드 번스타인 수석투자전략가는 "최근 투자자들은 서울증시 종합주가지수(KOSPI)를 통해 세계경제 성장률에서부터 나스닥시황까지 각종 경제 상황을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스타인 전략가는 "한국의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실적지향적"이라며 "이같이 실적전망과 수익성에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세계경제의 수익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KOSPI가 지난달 최고치에서 6%나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며 "아시아경제가 예상했던 것만큼 빠른 속도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SI그룹의 에드 하이먼, 낸시 라자르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KOSPI의 강세는 뉴욕증시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 및 세계경제 회복의 지표가 되고 있다"며 "이는 수출지향의 한국경제가 전세계적인 경제사이클에 민감하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서울증시는 지난 2000년 1월부터 세계경제의 선행지표로서의 명성을 굳혔다"며 "당시 KOSPI가 무너지면서 같은해 3월까지 이어졌던 뉴욕증시의 붕괴를 이미 예고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한국증시가 절대적인 선행지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KOSPI가 지난 6개월간 43%나 급등한 반면 뉴욕증시의 S&P 500지수는 4% 하락한 것으로 미뤄 영향력은 오히려 다소 줄어들고 있으며 일정부문 상호연계되지 않은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 증권의 스티브 블레이버그 수석투자전략가는 "KOSPI의 영향력은 충분히 유효하다"며 "그러나 한국경제의 흐름으로 미국증시나 세계경제 전반을 논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OSPI는 여러 지표들 가운데 하나일뿐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라며 "경제성장률에 관해서는 오히려 오랜기간 선행지표 역할을 해온 금리가 더 효과적으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