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경제지표의 호조와 뉴욕 증시의 상승에도 불구, 주요 통화에 비해 약세를 드러냈다. 미국 경기 회복세가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이란 견해가 나오고 있지만 달러화에 대한 신뢰는 희석되면서 약세의 늪을 쉬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5개월중 최저치인 125.92엔을 기록, 전날 128.05엔에서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126엔대가 깨졌으며 장중 125.58엔까지 급락,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가리켰다. 5월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는 96으로 전달과 예상치인 93을 상회, 미국 경기회복세 가속화 전망을 불러일으켰다. 또 미국의 3월 무역수지 적자가 전달의 3,180억달러에서 3,160억달러로 줄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무역적자폭이 축소됐다. 그러나 긍정적인 미국 경제지표보다 시장은 일본 경기 회복 기대감에 무게를 실었다. 전날 일본 정부는 3개월 내리 경기 판단을 상향 조정하고 경기침체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경제여건이 아직은 심각하지만, 경기는 저점을 통과(bottom out)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수출 증가가 제조업의 오랜 침체 종료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는 상승 압력을 받았으며 기존 일본 정부의 엔저 유도정책과 상충됐다. 투자자들은 일본 정부의 이같은 발표이후 일본 주식을 사들임과 동시에 엔화에 대한 수요에 불을 당겼다. 또 가와이 재무성 국제금융 차관보는 정부의 외환시장 불개입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멜론 파이낸셜 코프의 통화 거래자인 그랜트 윌슨 "일본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달러에 대한 신뢰감 부족으로 중량부족을 느끼고 있는 국제 투자자들로부터 엔화에 대한 수요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