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나흘만에 상승했다.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와 연동돼 상승 출발한 뒤 주가 강세로 상승세가 유지된 가운데 오후들어서는 미국의 산업생산 발표에 대한 부담으로 상승폭을 줄이지 않았다. 또 오는 22일 발표되는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채권 매수세를 억제했다. 한빛은행이 오는 16일부터 1년짜리 주택청약예금과 3개월과 1년짜리 정기예금 등 시장 실세금리 연동 상품의 적용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15일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8%포인트 상승한 6.32%를 기록했다. 장 초반 6.33%까지 상승한 뒤 횡보하다 오후 들어 한때 6.30%로 상승폭을 좁혔다. 5년 만기 2002-5호 수익률은 0.06%포인트 오른 6.99%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은 0.07%포인트 오른 6.17%를, 통안채 1년물은 0.05%포인트 상승한 5.45%를 각각 가리켰다. 회사채 금리도 상승했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회사채 수익률은 0.08%포인트 상승한 7.10%를,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0.08%포인트 오른 11.07%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은 나흘만에 하락했다. 6월물은 7만465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18포인트 하락한 103.71로 마감했다. 오전중 103.55까지 하락했으나 오후장 들어 낙폭을 좁혔다. 장중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에도 불구하고 장 막판에는 103.74까지 하락폭이 좁아졌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1,892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은행은 1,884계약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 박스권 움직임, 미국 시장 주시 = 전날 미국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율은 당초 월가의 전망치 0.7%를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다시 힘을 얻어 10년 만기 재무부채권 수익률은 0.09%포인트 상승한 5.32%를 기록했다. 수요일에는 미국에서 4월중 산업생산이 발표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4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0.4% 증가해 전달의 0.7%보다 증가율이 다소 둔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산업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경우 또다시 재무부 채권 금리가 급등할 것으로 보는 쪽이 있는 반면 금리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쪽이 엇갈려 있다. 최근 이틀 동안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0.20%포인트나 급등해 대기매수세가 유입될 때가 됐다는 얘기. 국민선물의 안효성 대리는 "최근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 움직임은 5.0∼5.5%대의 박스권에서 움직였다"며 "박스권 상단이 가까워올수록 매도세는 줄고 매수세는 강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시장과 미국 시장간 동조화가 국내 금리가 박스권 경계에 가까이 갔을 때도 유지될 지 미지수다. 최근 며칠간 재무부 채권 금리 상승은 장 초반에 국고채권 금리의 등락을 결정했지만 영향력이 장중에는 그리 강하게 유지되지 않았다. 국고 3년물의 경우 금리 움직임은 6.25∼6.35%의 좁은 박스권에 제한됐고 박스권 경계에 근접할 때마다 호 악재에 대한 민감도는 달라졌다. 그때마다 매기매수, 차익매도가 나타났고 장중 금리 움직임은 돌변했다. 금리 움직임은 장중 주가 움직임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이날 오후 주가 상승폭이 커졌으나 금리는 오히려 상승폭을 좁혔다. 따라서 금리 움직임은 미국 경제 지표 등의 영향을 받겠지만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바뀌지 않는 이상 6.30%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