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14일 2만2천5백원(6.70%)오른 35만8천원을 기록했다. UBS워버그증권의 투자의견 하향조정 "충격"에 따른 급락세를 거의 만회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급등세로 돌아선 직접적인 계기는 크게 3가지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외국인의 "사자"전환이었다. 지난 4월25일이후 12일(거래일 기준) 연속 매도세를 지속해온 외국인은 이날 6백22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섰다. 둘째 전날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장비업체의 실적호전 전망 등으로 나스닥지수가 크게 상승한 점이다. 세째는 세계 D램 메이저 4개사가 가격안정을 위해 공급물량 축소에 관한 협의를 했다는 미확인 관측이 시장에 나돌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달궜다는 점이다. 터무니없는 저평가=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의 급반등은 무엇보다 저평가 메리트가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고 지적한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 영향으로 삼성전자는 고점대비 25.8% 급락했다. 그 결과 올해 예상 실적기준으로 PER(주가주익비율)이 7.2배까지 낮아졌다. 세종증권의 윤재현 리서치팀장은 "최근 1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삼성전자 인텔 노키아 마이크론을 비교해볼 경우 삼성전자는 터무니없는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순이익에서 인텔을 모두 추월했지만 시가총액은 인텔의 23%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다. 순이익이 삼성전자의 절반수준인 노키아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두배에 이를 정도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삼성전자의 저평가 상태를 감안하면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반도체 D램가격의 상승조짐이 보이면 다시 한번 상승랠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세 끝났나=이날에는 CSFB,골드만삭스 등 외국계증권사로 매수주문이 유입됐다. 특히 워버그증권과 달리 삼성전자의 대해 "적극매수"의견을 낸 CSFB 창구를 통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의 비차익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돼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외국계증권사 브로커들은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물공세가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하지만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하기엔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인 캐피털그룹,푸트남펀드 등이 워버그증권의 주요 고객인데다 이들 펀드에 대한 워버그증권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당분간 미국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외국인 매도자금이 모두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로 환전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매수용 자금으로 남겨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김석규 B&F대표는 "오는 5월31일 MSCI EMF지수에서 한국비중이 종전 19.3%에서 21.1%로 늘어날 예정"이라면서 "외국인이 매도자금을 본국으로 송금하지 않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