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가격형성은 시장의 수급에 의해 이루어진다. 매도세력의 힘이 강할 때 그 가격은 하락하고, 매수세력의 힘이 강할 때 그 가격은 상승한다. 그러나 요즘 삼성전자의 가격변화는 매수세력과 매도세력의 힘 겨루기를 떠나 한국 주식시장 전반에 걸친 투자자들의 시각차의 성격이 짙다. 이날 삼성전자는 큰 폭의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무차별 매도를 감행하던 외국계 증권사도, 이에 동참했던 일부 기관들도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왜곡된 리포트로 인해 급락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기관 및 일부 외국인의 재매수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주식시장을 살펴볼 때 41만원 대부터 전일까지 12일 동안 삼성전자에 대해 지속적인 매도포지션을 취해온 외국인들이 바로 매수로 전환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기관들이 선두에 서서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외국인의 시각이 과연 삼성전자를 매도한 것인지, 아니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매도인지 투자자들이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또 외국인이 매도한 삼성전자의 물량을 받은 투자자가 과연 지금의 삼성전자의 가격이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얼마만큼의 가격메리트를 느낄 수 있느냐 하는 것이 향후 삼성전자 가격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가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임에는 틀림없지만, 주식시장을 떠나서는 거래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윤태석기자(t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