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을 짓눌렀던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공세가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일 미국 나스닥시장 급등의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쌍끌이' 매수로 이틀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40분 현재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54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1.71%, 나스닥지수가 3.23%나 오른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매수규모가 크다고는 볼 수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미국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를 꺼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외국인의 매도세가 일단 가라앉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당분간 800~870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코스닥지수는 76선인 현 수준에서 횡보국면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매도 일단 진정...당분간 적극 매수는 힘들듯 미 뉴욕증시가 급등했지만 최근 하락폭이 큰데 대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경기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반도체 D램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투자자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외국인들이 최근에 차익실현을 위해서 매물을 많이 내놓았다"며 "지금은 외국인의 매도가 크지 않다는데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지난 3월 1조1천830억원, 4월에 1조3천673억원을 순매도했으며 5월에는 지난 13일까지 9천536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이 전무는 "대체로 많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의 조정이 거의 끝나간다고 생각하면서도 확신을 못하고 있다"며 "주가의 바닥을 확인하고 들어오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수급 상황 6월이후 개선...지수 당분간 800~870 등락 외국인 투자자의 소극적인 매매로 주가는 당분간 상승국면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급락의 터널에서는 벗어났지만 증시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꾸준히 들어와 상승 추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미 증시의 안정과 2.4분기 기업개선 실적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쪽의 경기사정이 먼저 좋아져야 한다"며 "6월초부터 미 기업의 2.4분기 실적 예상치가 나올것으로 보이는데, 1.4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그 전까지는 지수가 800을 저점으로, 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인 860~870을 고점으로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며 "미국 시장이 안정돼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고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과 같이 기관투자가가 본격적으로 나설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팀장은 또 "코스닥시장은 지난 3월 72선까지 떨어져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은 바닥을 확인하면서 거래소시장이 오르면 따라서 오르는 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주가반등을 겨냥해 주가가 낮은 종목을 사는 기술적 매매를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