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도가 쉼없이 계속되면서 지분율이 17개월만에 54% 밑으로 떨어졌다. 우리 증시의 버팀목인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는 투자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쳐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가 언제 진정될 것인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사는 것을 확인하고 시장에 참여하겠다는 뜻이다. 증시의 반도체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이 팔만큼 팔았기때문에 더 이상 물량이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있지만 언제쯤 다시 매수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외국인 지분율 17개월래 최저 9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폭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를 오후 2시 현재 760억원어치 순매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탔던 주가가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인텔이 10.8%, AMD가 8.2%,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5.2% 급등해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살 것으로 예상됐으나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전날 기록했던 53.85% 보다도 낮아졌다. 이는 지난 2000년 12월5일(53.60%) 이후 최저치이면서 작년 12월 6일에 기록했던 최고치(60%) 대비 6%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연초부터 삼성전자를 팔기 시작, 지난 8일 현재 3조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다. 올들어 외국인의 거래소시장 전체 순매도액(3조2천811억원)의 대부분을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왜 팔아치우나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D램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와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무산으로 인한 업계의 출혈경쟁 재연 가능성, 그동안의 급등에 따른 이익실현 욕구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3천억∼4천억원 정도의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현대증권 우동제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이 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1조5천억원은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기업분석부장은 "외국인들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하이닉스의 매각 무산에 따른 업계의 경쟁 심화가 삼성전자에 단기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일부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0만원 전후이던 작년에 집중적으로 사들여 이미 2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상황에서 최근 D램가 하락이 이어지자 단기투자자들이 집중적인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재매수는 반도체 가격 살아나야 가능 전문가들은 현재 반도체 가격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고 하이닉스의 처리방향도 아직 불투명한만큼 하반기가 돼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의 재매수 여부를 타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컴퓨터 판매가 증가하는 가을을 겨냥한 D램 수요 확대가 가시화되고 미국 경제가 확실하게 회복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외국인들이 다시 삼성전자를 사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증권 우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이미 팔만큼 팔았기때문에 추가로 매물이 대량 출회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매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기위해서는 반도체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여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증권 박정준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TFT-LCD나 가전 부문에서는 실적호조가 지속되겠으나 반도체와 통신 부문은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모멘텀은 3분기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의 실적을 고려할때 삼성전자의 주가는 크게 저평가돼 있고 펀더멘틀즈 면에서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기업임에 틀림없어 외국인들이 사지 않아도 주가가 떨어질 이유는 없다고 평가했다. 대우증권 전 부장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도는 기업 펀더멘틀즈를 고려할 때 지나친 감이 있는만큼 시장이 조정을 마감하고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때는 대형주중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