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말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한국증시에 투자한 외국펀드들이 큰 이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98년 9월 서울증시 종합주가지수가 같은해 최고치에서 절반이나 떨어졌을때 한국증시에 무려 7천500만달러를 투자했던 미국 H&QAP는 4년 뒤인 현재 당초 투자금액의 여섯배를 보장받고 있다. H&Q AP는 당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던 한국증권사에 최초로 투자한 외국인 펀드로 굿모닝증권의 지분 42.8%를 사들였으며 지난달 신한금융지주에 이 가운데 30%를 매각하고 나머지는 증시를 통해 매각했다고 밝혔다. 지난 98년 H&Q AP의 매입당시 굿모닝증권의 주가는 1천250원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지분매각 가격은 여섯배 가까운 7천200원에 달해 엄청난 이익을 남겼으며 이밖에 다른 투자종목에서도 큰 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H&Q AP의 피터 코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자는 "한국시장은 아직도 엄청난 투자기회를 갖고 있다"며 "구조조정 작업이 계속되면서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해 우리도 지속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99년 5억달러를 투입해 국민은행의 지분을 대거 매입했던 골드만삭스도 지난 1.4분기 일부를 매각하면서 이익을 챙겼으며 뉴브리지캐피털도 3년여만에 상당한 투자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금도 2만3천원에 주식으로 바꿀수 있는 전환사채(CB)를 2억달러어치나 보유하고 있어 현재 주가인 6만1천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큰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외국펀드들이 한국증시에서 수년만에 큰 수익을 얻은 것이 앞으로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시장의 투자를 확대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 증권의 동 타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증시의 수익력을 따져볼 때 이같은 이익실현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정부가 일부 국내기업 자산매각에 실패했으나 한국은 아직 외국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따라서 최근 3년간 수십억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ING베어링스의 팀 컨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외국투자펀드가 대규모의 이익 을 남겼다는 사실은 모든 투자자들에게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었다는 의 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