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가 죽어가던 월가를 살려냈다.


8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시스코시스템스의 실적호전 발표가 지난 1년반동안의 기술주 침체가 끝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나스닥이 사상 8번째 상승률인 7.8% 치솟고 다우가 1만선을 가볍게 뛰어 넘는 초강세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지난해 4월이후 가장 큰 폭인 122.47포인트 수직 상승 1,696.29를 기록, 1700선에 바짝 접근했고 다우는 305.28포인트(3.10%) 오른 10,141.83을 나타냈다.


S&P500지수도 지난해 9.11테러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인 39.39포인트(3.75%) 치솟은 1,088.40에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5억4백만주, 나스닥 23억8천만주로 활발한 편이었다.


월가 전략가들은 "시장이 가뜩이나 많이 떨어져 있던 터에 시스코의 실전호전발표와 메릴린치와 뉴욕주검찰과의 합의임박 소식등 호재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며 "하지만 이날의 주가 반등이 경기회복을 보여주는 확실한 신호인지 아닌지는 앞으로 2-3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시스코랠리'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시스코의 날이었다.


세계 최대 컴퓨터네트워킹장비업체인 시스코는 전일 장 마감직후 주당 수익이 11센트로 예상치(2센트)를 훨씬 웃돌았고 매출도 5분기만에 처음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스코는 이날 나스닥 거래량 1위를 차지하며 주가가 무려 24.4% 오른 16달러로 올랐다.


이같은 하루상승은 시스코의 증시상장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쥬니퍼네트워크스(14%) JDS유니페이스(12%) 시에나(21%) 루슨트테크놀러지(7%) 노르텔네트워크스(10%)등 관련기업들 대부분 두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텔과 AMD가 가각 11%와 8% 치솟는등 반도체주들도 급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오라클이 각각 11%오르고 델컴퓨터(15%)등 컴퓨터관련업체들도 큰 폭으로 올랐다.


기술주의 급등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며 전일 8개월만의 최저치까지 밀렸던 세계최대기업 GE도 7.2% 상승했다.


메릴린치와 뉴욕주 검찰의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으로 금융주들도 큰 폭 상승했다.


당사자인 메릴린치(8%)는 물론 골드만삭스 리먼브라더스 JP모건 시티그룹등이 대부분 6% 이상 올랐다.


한편 다이너지는 초강세장 속에서도 증권감독위원회(SEC)가 분식회계의혹에 대해 공식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무려 10% 가까이 '나홀로 폭락'해 눈길을 끌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