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최고 영향력을 가진 삼성전자의 주가가 대책없이 추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정보통신(IT) 경기 회복 속도 둔화 우려와 D램 수요부진에 따른 현물가격 급락세, 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협상 철회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외국인의 '팔자'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사상 최대의 1.4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지난달 19일을 전후로 외국인의 '반짝'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난달 24일 43만2천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6일 오후 1시20분 현재 전날에 비해 5% 가까이 떨어져 35만2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연초까지만해도 삼성전자 지분의 59.92%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최근 6거래일간 110여만주를 연속해서 내다파는 등 매도를 계속해 지난 5일 현재 54.43%로 지분율을 낮췄다. 전문가들은 2.4분기중 D램가 회복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삼성전자의 주가는 애초 지지선으로 예상했던 35만원을 하향 돌파해 30만원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투자전략은 일단 '보수적'인 관점을 견지하되, D램가의 회복이 예상되는 7월말 이후까지 중기적인 투자를 생각한다면 추가 하락시 분할 매수하는 것이 괜찮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조언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 "세계 IT경기 회복 속도의 둔화가 미국의 기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주가의 향배는 6월말께 IT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식 투자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되 30만원선에 근접하면 매수 타이밍으로 잡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순매수로 전환했다가 다시 순매도하고 있지만, 추세적인 매도가 아니라 IT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 비중 축소로 보는것이 적절하다고 교보증권 김영준 책임연구원은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D램은 오는 5월말을 고비로 악성 재고물량이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가격 하락폭이 둔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6월부터 D램 수요가 증가한다고 예상하면 이에 앞서 주가가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외국계 애널리스트들은 D램가의 급락세가 하이닉스-마이크론 매각 협상결렬에 따른 심리적인 충격이 반영된 탓도 있지만 2.4분기 수요 부진을 주된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3.4분기에도 급격한 회복세를 기대할수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같은 D램가 약세를 반영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포함해 마이크론과 독일의 인피니온, 일본의 도시바와 NEC, 대만의 프로모스 테크놀로지 등 세계 D램업체들의 주가가 최근 동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