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물거래소가 파업 2주째를 넘기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에 이어 '직장 폐쇄 발언'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선물거래소와 노동조합 모두 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는 전제 조건을 달고 임단협에 대한 타결 수순을 밟는 과정이어서 이번 돌출 발언이 어떻게 해결될 지 주목된다. 3일 선물거래소 노동조합은 배흥수 위원장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단체 교섭과 관련해 월권적인 직장폐쇄 발언을 한 상임감사의 공개 사과와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사태의 발단은 이날 오전 8시에 열린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하는 주간업무회의 석상에서 김건중 상임감사가 파업의 불법성을 거론하며 단체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직장폐쇄를 건의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 선물거래소 노동조합은 "상임감사가 파업의 불법성을 검토하여 처벌하겠다"며 "2주내에 단체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이사장의 전권으로 되어 있는 회원총회를 개최하여 직장폐쇄를 건의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상임감사가 직장폐쇄 운운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노조원들이 아침 회의에 참석한 사람이 없었고 앞뒤 조건절 등 맥락 없이 직장폐쇄 발언이 전해지면서 오해가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상임감사의 말은 '노조원이 시장운영을 방해하고 시장운영 중단 행동까지 돌입한다면' 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다"며 "이럴 경우 이사장의 입장에서는 회원총회 소집을 요구해 여기에서 직장폐쇄를 건의하는 등 시장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대응조치를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지난 2주간의 파업기간 중에도 실시장은 물론 국채옵션 모의시장 운영을 위해 시장운영요원들을 파업에서 제외하는 등 정상적인 시장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상임감사의 발언은 선물시장 중단을 건의하겠다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되받았다. 선물거래소는 지난 4월중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한 뒤 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경영진에서 합의문에 '시장에는 파업기간 중 지장이 없도록 하자'는 문구를 넣자고 요구했다가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뒤 파업중에 있다. 현재는 노조 전임자 문제와 경력자 채용 협의 문제를 조율하면서 사실상 타결 수순을 밟는 과정이나 이번에 '직장 폐쇄 발언'이 돌출하면서 상임감사를 포함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 노동조합의 배흥수 위원장은 "이번 파업으로 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일은 결코 없게 하겠다"면서도 "그러나 직장폐쇄가 시장중단이라는 엄청난 파장을 불어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는 인사에 대해서는 공개사과 등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