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25일 이후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환율은 지난달 25일 1천297.6원으로 연중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30일 1천294원, 2일에는 1천288원, 3일 1천284원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락 원인은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가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달러화 약세는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더 이상 '강한 달러'가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3월 금융 위기설이 나돌던 일본이 큰 탈없이 3월을 넘기면서 달러당 134엔대까지 상승했던 엔화가 최근 127엔대로 떨어진 점도 원화 강세를 유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해 원화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점도 환율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기 회복으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져 달러가 풍부해지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볼때 환율의 소폭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어디까지 떨어질까 작년 원.달러 평균 환율이 1천290.99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1천280∼1천290원선에 머물 것이라는게 외환 딜러들의 공통된 전망이었다. 최근 환율의 급락세가 나타나면서 1천27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환율이 1천300원을 넘었던 때는 4월(1천325.6원)과 10월(1천302.6원) 등 2개월에 불과하고 대부분 1천252.4원(1월)∼1천298.5원(5월)에 머물렀던 만큼 평균치인 1천275원대가 하락의 저지선이 될 것이라는게 시장의 예측이다. ◆물가엔 하락 요인, 수출엔 타격 환율 하락은 수입 물가를 낮춰 물가 상승을 막기도 하지만 수출 가격도 떨어뜨리는 만큼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낸다. 특히 최근 경기 상황을 볼 때 환율 하락은 경기 회복에 부수된 물가 상승을 제어하는데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외국 투자은행들은 환율이 달러당 1천300원선 이하로 떨어져도 수출 경쟁력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중소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 저하는 불가피해 수출 전선에 먹구름은 가시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