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3년물 금리가 이틀 연속 하락하며 3월초 이후 처음으로 6.2%대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 채권 금리가 상승했으나 장 초반을 제외하고는 반영되지 않았다. 대신 장중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한국은행이 RP(환매조건부채권)을 매수,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다. 미국의 실업률 발표에 이어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관망 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6.30%선에 대한 하향 돌파 시도가 꾸준히 이어졌다. 한국은행에서 이번 달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크게 동요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 국채 3년물 6.20%대 기록 = 3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6.28%로 마감, 지난 3월 12일 6.23%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 초반 6.33%에 호가가 나왔지만 곧 하락 전환했다. 6.29%로 내려간 뒤 장중 한차례 반등을 시도했지만 다시 밀렸다. 국고 5년물 2002-5호 수익률은 6.87%로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통안채 2년물은 0.03%포인트 하락한 6.86%, 통안채 1년물은 0.02%포인트 하락한 5.30%를 각각 가리켰다. 회사채 역시 소폭 하락했다. AA- 등급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0.03%포인트 밀린 7.06%를, BBB- 등급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0.03%포인트 하락한 11.03%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이틀째 상승, 두달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물은 전날보다 0.11포인트 상승한 103.56으로 마감했다. 지난 3월 5일 103.61을 기록한 뒤 가장 높다. 거래량은 4만1,459계약을 기록했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2.135계약 순매수한 반면 은행과 보험사는 1.358계약, 585계약 각각 순매도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1일물 RP 3조원어치를 매수하고 통안채 창구판매도 실시하지 않는 등 시중에 부족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 다음주 금통위, FOMC 코멘트 주목 = 오는 7일 국내에서는 5월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또 미국에서는 연방기금 금리를 결정하는 FOMC가 개최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의 경제 지표가 금리 인상 논리를 뒷받침하지 않아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다. 이날 한국은행 관계자는 "박승 총재가 시장에 충격을 줄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것은 원론적인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5월중 콜금리 유지를 기정 사실로 보고 금통위 이후 한국은행 총재의 코멘트에 대한 예측에 관심을 두자는 분위기가 잡혔다. 국민은행의 최재형 대리는 "금리를 인상할 경우 부담이 너무 크다"며 "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의 송동수 대리는 "최근 통안채 입찰이나 창구판매를 할 때처럼 금통위 코멘트 역시 시장의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금리선물의 움직임을 볼 때 시장 참가자들은 불과 몇 주 전까지 현재 1.75%인 연방기금금리(FFR)가 6월까지 인상될 것으로 거의 확신했으나 현재는 30%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 6.20∼6.40% 박스권 전망 = 금리가 단기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하락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변수인 금통위 코멘트와 주식 시장 움직임도 금리 상승을 유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의 송 대리는 "금통위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그동안 시장 참여를 망설이던 기관도 조금씩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금리는 6.2%대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한달 사이 금리가 0.3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에 대한 부담으로 차익 매물이 출회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원래대로 회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은행의 최 대리는 "다음주 금리는 6.20∼6.40%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채선물옵션 10일 상장 = 이와 함게 오는 10일에는 국채선물옵션이 상장된다. 장기적으로 헤지(Hedge) 수요가 많아질 경우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거래가 활성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채선물옵션은 국내 최초로 국채선물을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으로 하는 미국형 옵션으로 언제든지 행사가 가능하다. 상장결제월은 연속 3개월과 분기월이 하나 포함돼 4개 결제월이 상장되며 행사가격간 간격은 변동성을 고려해 0.5로 정했다. 선물거래소 심재승 상품개발팀장은 "국채선물옵션은 국내 최초의 미국형 옵션으로 권리행사의 탄력성을 부여했다"며 "최근 금리변동성이 낮아지면서 거래가 줄었으나 상장초 선물의 10% 정도 가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재승 팀장은 "국채선물의 변동성과 유동성을 고려해 간격을 0.5로정했다"면서 "향후 변동성이 안정적으로 축소될 경우 국채선물옵션의 행사가격 간격을 줄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채선물의 변동성이 큰 상태에서 선물 수수료가 높지 않느냐는 물음에 "선물회사 등 업계에서도 높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며 "거래소의 재정이나 선물시장 현황 등을 고려해 의견수렴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업을 2주째 맞고 있는 선물거래소는 단체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이와 관련 노동조합의 배흥수 위원장은 "실시장은 물론 국채옵션 모의시장 운영을 위해 시장운영요원들을 파업에 제외하는 등 정상적인 시장운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양영권·이기석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