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40여개 증권사들은 주총 날짜를 이달말과 내달초로 결정하고 사전준비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LG 대신 한화증권 등은 오는 25일,삼성 현대 등은 내달 1일로 주총일정을 확정한 상태다. 이번 주총에서는 M&A(인수합병) 등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증권사를 제외하곤 사업과 직접 관련된 이슈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 이후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실적이 모두 좋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이에따라 증권가의 관심은 최고경영자의 거취 등 임원 인사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대표이사의 만기가 돌아오는 증권사가 10여개에 이르는 데다 5월말과 6월초로 임기가 끝나는 등기임원만 74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등기임원의 경우 주총 2주전에 공시하도록 돼 있어 다음주중 인사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임이 확실시되는 증권사=이번 주총에서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증권사 대표 10여명 중 7,8명은 유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김대송 대신증권 사장은 재임기간중 실적이 크게 좋아진데다 부실계열사 구조조정을 잡음없이 처리,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대신증권 공채 1기로 오너인 양회문 회장과 입사동기이기도 하다. 특히 대신증권 현 주가가 작년 3월말의 9천7백원보다 3배 가까이 올랐다는 점도 김 사장의 재신임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진영욱 한화증권 사장도 이번 사업연도중 5백억원 가량의 흑자를 내는 등 실적이 크게 좋아진 점에서 특별한 하자요인이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경기고 동기동창이기도 한 진 사장은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가 확정될 경우 대한생명 최고사령탑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강찬수 서울증권 대표는 대주주인 미국 소로스측의 신임을 받고 있는데다 초임이라는 점에서,윤경립 유화증권 사장은 괜찮은 실적에다 대주주인 윤장섭 회장의 아들이라는 점이,조승현 교보증권 사장은 초임에다 3년 연속 흑자를 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유임쪽으로 기울고 있다. 도기권 굿모닝증권 사장은 신한증권과의 합병 이후 합병증권사 대표로 내정됐다. ◆은행계열 및 구조조정 대상 증권사는 미정=하나증권 신영증권 한빛증권 등은 대표이사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열재 신영증권 사장은 독특한 사내 문화 때문에 예측불허라는 설명이다. 신영증권은 그동안 대표이사가 연임을 하고 나면 '후배' 임원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겨왔었다. 대주주인 원국희 회장부터 박병열 김부길 이열재씨로 이어지는 그동안의 대표이사 선임결과가 그러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지난 71년 원 회장이 신영증권 인수 당시 직접 참여했던 창설멤버란 점에서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남진 하나증권 사장은 연임인데다 모회사인 하나은행과 제일은행간 합병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거취가 불투명하다. 이팔성 한빛증권 사장은 오는 7월 우리금융지주로 편입된다는 변수가 향후 거취에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 사장이 재임 3년동안 연속 흑자를 기록,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검증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굿모닝증권과 합병키로 한 신한증권 유양상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혀 퇴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최대에 달할 임원 인사=등기임원 74명에다 계약직 임원까지 감안하면 이번에 임기를 마치는 임원급은 1백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아져 상당수가 승진과 유임 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