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달러 약세 속에서 달러/원 환율이 1,280원대로 떨어지며 5개월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화요일 거래에서 소폭 반등했던 흐름이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속에 편입돼 다시 뒤집어졌다. 달러/엔 환율도 이날 127엔 밑을 시도하는 등 하락세가 이어졌다.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7일째 이어졌으나 반등은 소폭으로 이뤄졌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화요일보다 6원 내린 1,288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4일 1,285.9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켰다. 전날 노동절 휴일 동안 달러/엔의 하락이 급락 출발을 유도했으며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 처분, 역외매도, 네고물량 공급 등이 연중 저점을 낮췄다. 지난 화요일만 해도 바닥을 찍고 조정을 받지 않을까하는 심리가 퍼졌으나 달러/엔의 하락이 이를 뒤집은 셈.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와 결제수요가 추가 하락을 약간 제한했으나 달러화 약세의 전반적인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다만 레벨에 대한 경계감과 수급이 뒷받침하지 못해 오후장에선 매수와 매도가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 추가 하락과 조정 놓고 고심 = 1,280원대로 접어들면서 시장경계감이 강화됐다. 달러화 약세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거스를 수 없으나 수급과 재료에 대한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인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가 메인 테마로 작용하는 가운데 공급도 약간 앞섰던 것 같다"며 "역송금수요와 외국인 주식순매도의 지속이 하락 속도를 조절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빠지고 있는 추세여서 반등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다음날 예정된 미국 실업률 발표 등 달러화 약세를 부추길 재료가 많아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내일은 1,285∼1,290원이 거래범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전자업체 등 네고물량이 꽤 있었으나 1,287원선에서 정유사의 결제수요가 나왔다"며 "1,280원대로 접어들면서 구두 개입 등 시장의 경계감이 강해지면서 신중해지는 시점에 도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저점에 돌입하면서 직간접 개입의 여지를 남기고 있으며 내일부터는 달러매수초과(롱)으로 몰려는 세력이 나올 지도 모른다"며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고 밀고 당기는 조정장세가 예상되며 내일 거래는 1,286∼1,292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 달러 약세 분위기 완연 =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7엔을 위협했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미국 경제지표 악화와 미 재무장관의 '강한 달러'에 대한 소극적인 의지표명으로 127.43엔을 기록한 뒤 이날 도쿄 개장초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127.48엔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우려감은 달러매도를 유발, 달러/엔은 한때 지난 3월 7일이후 가장 낮은 126.88엔까지 하락하는 등 달러 약세 분위기는 여전, 오후 4시 54분 현재 127.13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20억원, 132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레째 주식순매도가 이어지며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었으나 전반적인 달러화 약세 흐름에 눌렸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지난 화요일보다 4.50원 낮은 1,289.50원을 개장가이자 이날 고점으로 기록한 뒤 9시 34분경 1,288.10원까지 내려섰다가 역송금수요 등으로 추가 하락이 저지돼 한동안 1,288∼1,289원을 오갔다. 그러나 네고물량 공급, 달러/엔 하락 등으로 저점 경신에 나선 환율은 10시 48분경 이날 저점인 1,287원까지 흘렀다. 이후 환율은 추가 하락이 저지된 채 약간 반등했으며 1,287.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87.6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시 34분경 1,287.80원으로 올라선 뒤 서서히 떨어져 51분경 1,287.20원으로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큰 등락보다 포지션교환과 물량에 따라 1,287∼1,288원을 오갔으며 3시 40분경 1,288.70원까지 반등했다가 소폭 되밀렸으며 1,288원선에서 주로 거닐었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89.50원이며 저점은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해 12월 17일 장중 1,286원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1,287원이었다. 변동폭은 2.50원에 그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1억7,6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2,03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1억9,410달러, 2억6,770만달러가 거래됐다. 3일 기준환율은 1,287.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