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5월의 첫 거래를 산뜻하게 시작했다. 종합지수는 850선에 안착했고 코스닥지수는 3% 이상 급등하며 76선에 접근하고 있다. 뉴욕증시가 반등함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개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서 상승종목이 하락종목을 압도하는 등 개별종목 오름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 개별주는 낙폭 과대를 재료로 무차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래 시작된 '차별화' 장세에서 소외된 데다 4월말 급락에서 낙폭을 더함에 따라 가격메리트가 발생해 개인의 '입질'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수관련주의 경우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고 옵션 만기를 앞둔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만만치 않아 동선이 제약되고 있다. 2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25분 현재 853.83으로 전거래일보다 11.33포인트, 1.35%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2.46포인트, 3.35% 높은 75.80을 가리켰다.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1.25포인트, 1.17% 상승한 107.80에 거래됐다. 종합지수가 이틀째 상승세를 연장하고 코스닥지수가 사흘만에 반등함에 따라 급락세가 진정되고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상승 모멘텀을 제공한 뉴욕증시 강세가 과매도 국면 진입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으로 파악되고 있어 상승세 연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제한적인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공급관리기구(ISM) 4월 제조업지수나 시카고제조업지수가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4월 수출이 1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두자릿수 증가율 기대를 채우지 못했고 환율하락, 유가상승,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 모멘텀이 약화됐다. 수급상으로도 개인 매수세가 기관과 외국인 매물을 걷어내고 있으나 환매 요구, 옵션 만기를 앞둔 부담, 하이닉스 처리의 불투명성 등으로 매수주체 부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급락이 진정되고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낙폭 과대주, 월드컵 수혜가 예상되는 내수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매에 임하되 단기접근이 바람직한 시점이다.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650개가 넘는 종목이 강세를 보이며 개선된 투자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전 업종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종이목재, 운수창고, 운송, 통신장비, 인터넷업종 등으로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D램 가격 하락에 따른 고정거래가격 인하 우려 등으로 약보합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국민은행, 현대차, 기아차, LG카드, 국민카드, LG텔레콤, 휴맥스 등 지수관련주도 대부분 강세다. 거래소에 비해 코스닥종목 움직임이 더 탄력적이다. 단기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데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자유로운 점이 매수세를 불러내고 있다. 종목별로는 한솔제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호텔신라, 신풍제지 등 지방선거와 월드컵 관련주가 테마를 형성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이닉스는 정부와 채권단의 매각재협상 방침과 회사측의 독자생존방안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14% 급락세를 보였다. 개인이 2,700억원 넘는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기관은 2,000억원 매도우위를 맞섰다. 외국인은 583억원을 처분했다. 프로그램 매도가 1,627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329억원 유입됐다. 세종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뉴욕증시의 블루칩 강세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이에 따라 개인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으나 기술적 반등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가격조정은 일단락됐으나 수급과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기간조정 국면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보험, 제지, 제약, 시멘트업종에 대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5월은 하락 조정 국면의 연장선에서 움직일 전망"이라며 "뉴욕증시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한차례 더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반등을 현금확보의 기회로 삼고 테마 형성 조짐을 보이고 있는 월드컵 관련주에 적절히 대응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