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양해각서(MOU)를 부결시킨 것에 대해 월가와 외신들은 일제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이닉스 매각이 무산된 지난달 30일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급락했고,외신들은 하이닉스의 독자생존 가능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노력이 손상을 입게 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시는 상승기조를 유지했으나,마이크론 주가는 전날보다 10.40% 폭락한 23.70달러에 마감됐다. 양해각서(MOU)체결이 발표된 지난달 22일 마이크론이 약세장 속에 나홀로 강세를 보인 것과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포브스 온라인판은 "하이닉스가 마지막 생명줄을 써 버렸다"며 "사망신고서에 스스로 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혹평 했다. 로버트슨 스티븐스의 에릭 로스도이치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 덤핑물량을 내놓는 등 과거의 패턴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며 "양사는 물론 반도체업계 전체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일 256메가SD램 가격은 전날보다 1.54% 하락한 7.90~9.40달러(평균가 8.90달러)선에 거래돼 9달러선이 붕괴됐다. 그러나 메릴린치의 조셉 오사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는 하이닉스 매각 무산이 D램산업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며 마이크론에 대한 "강력매수" 추천등급을 유지했다. 푸루데셜증권의 한스 모지스먼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는 공장을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한 생존할 수 없다"며 "매각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공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드는 10억~20억달러를 누가 대출해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