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이사회의 MOU(양해각서) 부결 소식을 접한 채권단은 당황해하는 표정이 역력한 가운데 각 은행별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협상팀 대표였던 이덕훈 한빛은행장은 하이닉스 이사회의 발표가 있은 직후 외부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며 급히 자리를 비웠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도 이연수 부행장도 황학중 상무를 비롯한 실무라인 전체가 긴급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독자생존 방안은 회의적=채권은행들은 하이닉스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신규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기존 채권의 회수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규자금 지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회사채나 어음이 만기연장 되지 않을 경우 하이닉스는 부도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도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안을 검토한 바 있지만 신규 지원을 전제로 한 것인 만큼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협상 기대=이연수 외환은행 부행장은 "마이크론과의 협상은 일단 결렬된 것으로 봐야한다"며 "추후 재협상 여부는 마이크론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채권단에서는 이를 위해 정부가 앞장서 MOU승인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재협상에 대해서는 신한 한미 하나 등 전환사채 보유 은행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MOU승인을 재추진하려면 이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전환사채(CB)를 지금 당장 주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전환사채 약정상 5월말 이후 전환 시엔 전환가격이 "싯가"이지만 지금 바꾸면 무조건 주당 3천1백원이 적용된다.

현 주가가 1천원을 밑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은행들은 당장 3분의2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은행경영에 미치는 파장=대부분의 은행들은 하이닉스 여신에 대한 대손 충당금을 70-80%까지 쌓아 놓고 있다.

따라서 하이닉스가 부도를 내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새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등의 부담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추진해온 해외자금 조달에는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하이닉스에 채권을 갖고있는 은행들의 해외자금 조달이 어려워 질 것"이라며 "당장 조흥은행이 다음달 예정으로 추진중인 해외 DR발행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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