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거점인가, 한국 내수시장 공략기지일 뿐인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대우차 인수를 통해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GM이 대우차를 인수한 것은 세계에서 몇손가락 안에 꼽히는 내수규모를 갖고 있는 한국시장에 안착하는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자동차시장을 공략하고, 나아가 세계 1위의 입지를 굳히려는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GM-대우차의 위상이 현대.기아차가 독식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시장을 `나눠먹기 위한' 내수공략용일 뿐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우선 한국시장 =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이고, 세계에서도 일곱번째규모인 한국 내수시장에서 대우차의 시장점유율 자체가 GM에게는 매력이다.

대우차가 독특한 문화 때문에 해외 자동차 메이커에는 `난공불락'처럼 여겨지는한국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디딤돌인 것.

대우차는 누비라.레간자.라노스 등 `3총사'를 잇따라 내놓고 마티즈까지 출고했던 98년 승용차시장 점유율을 38%까지 끌어올리며 현대차와 수위를 다퉜다.

부도 이후 지난해 점유율이 11%대로 떨어졌지만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 점유율이 곧바로 20% 안팎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고 보면 연간 승용차 판매량 100만대 가운데 30만대는 `거저 먹는 셈'이 된다.

GM은 신설법인의 연간 매출액이 50억달러(6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우차의 매출은 상용차를 포함, 4조5천830억원이었다.

◆다음은 아시아시장 = 아시아시장을 주도하는 업체가 21세기 세계 자동차 업계를 선도한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통설.

릭 왜고너 최고경영자(CEO) 등 GM 경영진은 "대우차를 인수하면 아시아시장 교두보로 삼겠다"며 "대우차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한 설계능력과 가격 경쟁력 등 한국보다는 세계시장에서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수차례평가했다.

GM은 또 최근 `아시아.태평양 경영전략'에서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은 대우차를 제외하고는 생각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GM의 현재 아.태시장 점유율은 3.8%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아.태지역 공략을 위해 경차(스즈키), 중대형차(상하이 공장), 미니밴(타이 라용공장), 상용차(이쓰즈, 후지중공업) 등으로 진용을 갖췄으나 소형과 중형 부문이 부실하다. 반면 대우차는 경차부터 중형차까지 생산중이고 특히 소형차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결국 세계시장 = GM이 인수하는 자산은 오스트리아, 베네룩스, 프랑스, 독일,이탈리아, 푸에르토리코, 스페인, 스위스 판매법인과 네덜란드의 유럽 부품회사, 그리고 한국 창원.군산공장과 베트남 하노이공장(VIDAMCO) 등 12개다.

이와 함께 한국과 해외법인 인수대상에 포함된 서유럽, 그리고 독자적인 딜러에의해 운영되는 호주 등 일부 해외시장에서 종전대로 `대우' 브랜드를 유지하되 멕시코 등 새 국가에 대우차를 수출할 경우 기존 GM 그룹의 브랜드로 판매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도 `대우'가 아닌 `시보레' 브랜드를 붙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GM측의 의도는 서유럽에서 `대우차'를 키우고 다른 지역에서는 `대우차'는 아니지만 대우차의 판매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포드의 추격으로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는 GM이 산하 계열사 가운데 오펠 다음으로 큰 생산규모를 보유한 대우차를 인수하면 당분간 수위를 고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

◆아니면 내수공략용 = 그러나 대우차의 `아시아거점 역할론' 등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대우차의 지역별 수출비중에서 유럽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고 아시아 수출은미미한 수준인데다 아시아국가의 관세율이 여전히 높기 때문.

더욱이 GM이 대우차 미국판매법인(DMA)과 대우차가 나름대로 시장을 확보한 동유럽의 판매망을 대부분 인수대상에서 제외, 대우차의 세계시장 수출은 당장 위축될전망이다.

따라서 GM은 일단 한국시장에 뿌리내려 수익성을 확보해가며 대우차 실지(失地)를 회복하는 전략부터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계상황에 이른 협력업체 회생을 통한 가격.품질 경쟁력 확보, 한국시장에 적합한 신모델 개발 등 토착화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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