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을 보낸 주식시장이 푸른 5월을 맞아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인가. 6개월 연속 양봉을 그리다 미국 증시 불안이라는 악재를 만나 내리막길을 탄 증시가 월드컵이 열리는 5월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증시불안으로 당분간 조정장세가 불가피하지만 옵션만기일(5월10일) 이후엔 반등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종합주가지수는 830∼840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반등을 시도하고 코스닥은 70∼8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 국내외 악재 점차 해소 ... 5월 증시를 놓고 국내외 악재가 점차 해소돼 반등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 증시영향이 지속되면서 지루한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미국은 최근 1.4분기 기업 수익전망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면서 다우지수 10,000선과 나스닥지수 1,700선이 붕괴됐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8일 937.61에서 29일 838.51로 8거래일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대우증권 하상주 리서치 담당이사는 "국내 주가가 그동안 별다른 조정없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데다 내수신장 둔화와 더불어 수출의 본격적인 증가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우려가 있다"면서 "조정장세가 예상보다 길어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도 "나스닥지수 1,700선이 붕괴되는 등 미국 증시가 기력을 잃어 약세장으로 전환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도 어두운 전망이 많은 만큼 미 증시는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미국 증시 추락과 국내 증시의 동반 침체를 몰고온 국내외증시 악재가 내달부터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가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회복'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다 그동안 증시를 억누르고 있던 기업실적 발표 시즌이 지나 시장영향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HSBC증권 이정자 서울지점장은 "미국 경기는 내년에나 본격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지만 올해 우리 기업들은 실적이 좋기 때문에 옵션만기일 이후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문제는 외국인 매물을 어느 정도 소화해 내느냐"라고 말했다. 한빛증권 신성호 이사는 "경기 고점과 주가 고점이 과거 대부분 일치해왔는데 올해 경기전망을 보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좋아 이번 조정을 추세적 하락으로 보기 힘들다"면서 "저점을 구체적인 말하긴 어렵지만 850선 밑에서는 반등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거래소 850∼930, 코스닥 70∼80선 예상 ... 증시가 조정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반등하는 시기는 옵션만기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데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이 대부분 일치했다. 1조3천300억원에 이르는 매수차익잔고 물량 출회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옵션만기일 전에는 본격적인 반등이 힘들지만 만기일 이후에는 부담이 줄어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식, 부동산, 정기예금 등 재테크 수단을 고려할 때 현재 주식보다 나은 재테크 방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것도 반등시도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빛증권 신 이사는 "그동안 증시의 불안감으로 작용했던 주가 급등 이라는 부담이 이번 하락으로 많이 해소됐다"면서 "특히 배당수익률이 예금 수익률을 웃도는 건설, 화학, 제약, 가스 관련 업종들은 다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합주가지수는 지수 850선을 지지선을 삼아 930선까지 움직일 가능성이 높고 코스닥지수는 거래소와 연동돼 있지만 70∼80선의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고전망했다. HSBC증권 이 지점장은 " 올해 우리 기업들의 예상이익을 근거한 전망치가 지수950∼1000선이었는데 현재 기업 수익전망은 변한 것이 없다"면서 "미국 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5월 지수는 900∼950선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증권 김주형 상무는 "외국인 매도와 수익형 주식증권으로의 자금유입 정체 등수급구조의 악화가 주가 하락을 불러 왔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의 상승기조가 살아 있다"면서 "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과 환율하락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 해소 등의 호재가 힘을 발휘한다면 옵션 만기일 이후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상무는 이 같은 전망을 근거로 "거래소지수는 820∼900선대에서 코스닥은 72∼82선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교보증권 임 팀장은 "60일 이동평균선이 단기적인 지지선이 될 수 있지만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만큼 800선까지 추락해야 강한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현대차.은旋?관심 ... 최근 조정으로 올들어 일부 종목군에 편중됐던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해소된데다 가격메리트까지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현재 지수대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서 반드시 반등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분할 매수하면서 상승시 매수비중을 높여가는 위험관리에 기초한 투자에나서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지수 반등을 선도하는 업종 대표주와 국내외에서 브랜드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기업들을 투자대상으로 삼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향후 투자유망 종목은 소비 관련주와 인수,합병 수혜주인 금융주,구조조정 우수기업들을 들 수 있다"면서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처럼 세계시장에서 브랜드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종목들의 경우 시장 수익률을 웃돌 가능성이 높고 현대모비스, 기아차도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한빛증권 신 이사는 "반등시 업종 대표우량주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면서 "지수 850선 밑에서는 분할매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LG증권 김 상무는 "지수 850선 이하에서는 우량주 매수에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 대한항공, 호텔신라 등 월드컵 관련 테마주, 음식료 등 내수관련주, 삼성전자,삼성전기, 현대차 등 대표우량주가 우선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jaeho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