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5개월중 처음 장중 1,280원대를 경험하기도 하는 등 지난 2주간 이어져온 하락 분위기가 이어졌다. 달러/엔 환율의 127엔대 하락과 함께 월말을 앞둔 네고물량 공급, 역외매도 등이 하락을 주도했다. 저점 확인의 과정이 이어진 셈. 주가 급락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는 오후장 이후 하락 압력을 완화시키며 반등세를 이끌어냈다. 아직 '1,290원 아래 레벨은 이르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며 장 막판 역외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4원 내린 1,293.6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9일 1,292.20원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켰다. 지난 12일 연중 최고치인 1,332원에서 원이 하락했으며 이후 11거래일 가운데 9일이 하락했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에 편입된 가운데 실제 물량을 동반해 1,289원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지난주 축적된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있었으나 네고물량 등에 쉽게 흡수되는 등 공급우위의 장세가 뚜렷했다. 달러를 팔아야 할 세력은 서둘러 팔고 살 세력은 늦추는 환율 하락시기의 전형적인 패턴도 드러났다. 그러나 다소 '급하게 내려섰다'는 경계감과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수요, 일부 외국 투자은행(IB)의 역외매수세가 등장해 반등을 이끌어냈다. ◆ 바닥 확인 진행중 = 장 후반 반등했으나 업체 네고물량 공급이 이뤄졌고 월말임을 감안, 추가 하락의 여력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레인지가 바뀌고 있는 과정으로 해석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환율 하락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되사기, 역외매수세와 함께 일부 국책은행에서 아래로 밀다가 돌아서면서 반등이 이뤄졌으나 전반적으로 공급우위였다"며 "레인지가 1,280∼1,310원으로 바뀐 것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주식순매도규모가 큰 것이 부담이지만 좀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며 "달러 약세의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시장을 보고 있으며 내일은 1,288∼1,29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외국 IB에서 1,292원에서부터 뜯어올렸다"며 "결제는 그다지 감지되지 않았으며 전자업체 등 네고물량이 꽤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내일은 월말인데다 아직은 저점 확인과정으로 보여 '다왔다'고 보고 싶지 않다"며 "1,280원대로 내려서야 경계감이 본격 작동하고 1,288원까지 하락할 여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 달러/엔 127엔대 하락 = 달러/엔 환율은 이날 일본 휴장으로 등락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보합권에서 맴돌았다. 지난주 말 달러/엔은 미국 경기 회복 지연 우려로 127.81엔을 장 마감무렵 기록했으며 이날 128엔대 진입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자 다시 소폭 되밀렸다. 달러/엔은 이에 127.62엔까지 밀렸다가 128엔대로 재반등, 오후 4시 52분 현재 128.04엔을 기록중이다. 미국 경제의 조기회복에 악재가 돌출하면서 달러화 약세가 불거졌으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외환시장 개입 강도와 시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086억원, 153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닷새째 이어진 주식순매도와 함께 사흘 내리 1,000억원 이상의 주식순매도를 나타내며 하락압력을 약간 제한했으며 향후 역송금수요가 시장 수급에 영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급락세를 보이며 지난 금요일보다 31.14포인트, 3.58% 급락한 838.51로 마감, 나흘째 하락했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3월 11일 827.02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1.60원 낮은 1,296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꾸준히 낙폭을 확대, 10시 3분경 1,293.50원까지 하락했다. 한동안 1,293원선에서 맴돌던 환율은 네고물량 유입 등으로 달러매도 강화로 11시 20분경 1,290.6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290원선에서 등락하다가 막판 달러매도(숏)플레이가 강화, 51분경 1,289원까지 저점을 깬 뒤 소폭 반등, 1,290.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환율은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낮은 1,289.90원에 거래를 재개, 1시 33분경 1,290.80원까지 올라섰다가 매도세가 압박, 1시 49분경 1,289.2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 수요 등의 등장으로 반등세를 차츰 강화한 환율은 3시 20분경 1,293.30원까지 되오른 뒤 한동안 1,292원선에서 배회했다. 마감 30여분을 앞두고 반등세를 재강화한 환율은 4시 15분경 1,294.40원까지 올라선 뒤 장 막판 네고물량을 맞고 아래로 밀렸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96원이며 저점은 지난해 12월 19일 1,288.5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289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7원을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倂믄?煞낯?통해 23억7,8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3,33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3억9,000달러, 4억5,110만달러가 거래됐다. 30일 기준환율은 1,292.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