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의 비리연루 의혹을 규명해줄 핵심인물인 김성환씨를 내달 2일 소환조사키로 하고 이날 소환통보하는 등 이른바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가 점차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검찰은 김성환씨에 대한 소환조사에 이어 아태재단 김모 전 행정실장 등 재단관계자 5-6명을 차례로 소환하고 홍업씨에 대한 구체적인 소환일정도 잡을 방침이어서 검찰수사는 이번 주말을 고비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홍업씨가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고 가정할 때 김성환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번 이용호 게이트 재수사의 성패를 가름할 최대 고비처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김씨는 홍업씨의 40년지기라는 친분을 이용해 각종 이권에 개입, 청탁 대가로 10억여원의 금품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데다 김씨가 관리해온 40여개의 차명계좌가 홍업씨나 아태재단의 비자금이라는 의혹이 증폭돼 왔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착수 이후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에 돈을 입.출금한 관련자 100여명을 불러 조사했으며, 이중 김씨에게 청탁 대가로 금품을 건넨 4-5개 기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홍업씨와의 친분을 고려해 김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문제는 김성환씨가 실제로 홍업씨에게 관급공사 수주나 세무조사 무마 등의 청탁을 하고 영향력을 행사토록 했는지 여부다. 검찰 관계자는 "배경을 보고 돈을 줬다는 진술은 확보됐지만 실제 홍업씨가 연루됐는지 여부는 김성환씨를 조사해봐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해 김씨에 대한 소환조사 결과가 홍업씨의 운명을 좌우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태재단의 연루 의혹과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김성환씨의 진술이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금까지 김씨의 계좌추적과 관련자 조사를 통해 김씨가 홍업씨에게 빌려준 6억원 외에 김씨 차명계좌로부터 아태재단 관련계좌로 상당액이 유입된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교한 돈 세탁 등을 거친 만큼 이 역시 김씨의 적극적인 진술이 없이는 자금의 성격을 명쾌하게 규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이밖에 김씨가 지난 98년초 6개월간 사장으로 근무했던 D주택 대표 곽모씨도 불러 조사할 방침인데 홍업씨가 김씨의 D주택 취업을 알선하고 곽씨가 김씨를 통해 홍업씨에게 고가의 선물도 했다는 의혹도 있어 조사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