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추락행진이 멈추질 않고 있다. 주가조작을 포함한 벤처비리 부도설 등이 횡행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최근 조정은 전세계 증시에 '전쟁' 등 불안감을 유포시켰던 미국의 9·11테러사건 때에 버금간다. 조정폭자체는 14.1%로 9·11테러 직후(25.4%)보다는 작지만 테러와 같은 돌발악재없이 '코스닥 정화'명목으로 조정이 계속돼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특히 종목간 주가차별화로 9·11테러 직후보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29일 코스닥지수가 73수준으로 밀려나면서 9·11테러 직후 지수저점(46.05)보다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종목이 2백여개를 웃돌고 있다. 증권사 전문가들은 "올들어 시장의 관심이 실적우량주나 경기회복 기대감을 모았던 '턴어라운드'종목군에 쏠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이들 종목 중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개선 추세가 뚜렷한 종목이 많다"며 "조정분위기가 진정되면 이들의 가격논리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바겐세일 종목은=피코소프트는 지난해 9·11테러 직후에 비해 주가하락률이 41.50%에 달한다. 장원엔지니어링 퓨쳐시스템 다산씨앤아이 코코엔터프라이즈 등도 주가하락률이 20%를 웃돌고 있다. 현 지수가 9·11테러 직후(46.05)에 비해 60% 이상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논리가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종목은 대부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실적호전 및 실적개선 추세가 뚜렷한 종목군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외국인 매수세가 편입되는 종목을 포함해 일부 종목에 집중되다 보니 이들 종목이 장기소외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9·11테러 직후보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펀더멘털보다 취약한 수급구조 등 악화된 투자심리가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도주'교체=9·11테러를 계기로 주도주에 확연한 변화가 나타났다. 돌발변수에 따른 충격의 여파로 시장의 관심이 온통 기업의 실적에 집중되며 펀더멘털이 우량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간 주가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연초 상승을 주도한 장미디어 싸이버텍 인디시스템 이네트 등의 주가는 9·11테러 직후(9·17일 종가)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관련주의 주가도 완연한 하락곡선을 그리며 9·11테러직후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하나투어가 월드컵수혜 등 기대감으로 5배 이상 급등한 것을 비롯 CJ39쇼핑 모아텍 파인디앤씨 LG홈쇼핑 유일전자 택산아이앤씨 테크노세미켐 등 실적호전 기대감이 높은 종목들은 초강세를 보이며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