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연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미국시장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장악한 가운데 섣부른 예단을 불허하는 흐름이다. 26일 주가는 기술적 반등마저도 무산되며 약보합권에서 사흘째 약세를 이었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지속되며 대형주를 압박했고 이 와중에 외국인 매물에서 자유로운 중소형주는 기술적 반등을 노리는 저가 매수세를 타고 올랐다. 특히 최근 낙폭이 컸던 코스닥시장은 대형주를 포함해 골고루 올라 엿새만에 1P 가량 상승 전환했다. 심리와 수급 악화의 선순환 구조가 뒤틀린 상황이라 당분간 조정 연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요일 시장은 전기전자, 섬유의복, 은행, 보험, 서비스, 증권, 통신, 인터넷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반등했다. 중소형주가 폭넓게 반등하며 상승종목수가 1,091개에 달했다. 외국인이 대규모 팔자에 나서며 반등을 가로 막았고 개인과 기관은 동반 순매수하며 외인 매물을 소화, 낙폭 방어에 기여했다 삼성전자가 3% 이상 내리는 등 국민은행, SK텔레콤 등 빅 3가 하락하며 지수상승을 가로막았다. 반면 KT, 한국전력, POSCO, LG전자, 삼성전기, 기아차, 조흥은행, 신세계 등이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은 KTF, 국민카드, LG텔레콤, 하나로통신, LG홈쇼핑 등이 내렸지만 기업은행, SBS, 휴맥스, 아시아나항공 등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이 거래소 2,792억원 등 3,0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보이며 나흘째 매도우위를 지속했다. 기관은 전날에 이어 프로그램 매수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이었고 개인도 1,8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 당분간 비중 축소 유리 = 미국 시장 불안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투신권 환매요구와 자금 유입 둔화로 기관 매수여력도 예전같지 않아 당분간 조정 연장 전망이 우세하다. 위탁자 미수금과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등 수급 불안, 그리고 투자심리 위축이 반등 여지를 제한하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단기 반등은 가능하나 연속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850선 전후의 지지를 기대하면서 단기 반등세가 나타날 경우 비중축소로 대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원화절상에 맞춰 수출관련주 보다는 원자재수입비중이 높은 업체로의 판도 재편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시장의 연속 하락에 따른 바닥기대가 있지만 상승추세로의 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 반등폭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며 “조정시 1차로 840~850선 지지를 기대할 수 있으나 이마저 무너질 경우 800선 전후까지 봐야한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심리가 조금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급은 여전히 불안해 단기 반등을 노리는 매매 이외에는 관망이 유리하다”며 “종목 대응도 실적주로 압축하고 미국 시장 안정을 확인한 후에야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이번 하락으로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가벼운 모습이고 외국인 매물도 차익실현 매물이라 큰 충격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오는 30일 국내 산업활동동향과 5월초 초 수출동향발표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