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가 사흘 연속 하락했다. 5월중 국채 발행 물량이 만기 규모에 비해 크지 않다는 재정경제부의 발표와 미국 채권 금리가 경제 지표 악화로 하락했다는 소식으로 금리는 하락 출발했다.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콜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시사하자 한차례 낙폭을 좁혔으나 당장 5월에 콜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장 막판까지 하락세를 유지했다. 국채 선물은 장 초반 강세를 보이다 차익 매물 부담으로 하락 전환해 사흘만에 약세로 마감했다. 종합지수가 43포인트 폭락하며 지난해 9.11 테러 직후인 9월 12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나 수급과 심리적인 요인 따른 것이어서 채권시장은 주식 시장과 뚜렷한 연동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2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내린 6.40%를 기록했다. 3년 만기 2002-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내린 6.44%에 장 막판 거래됐다. 5년 만기 2002-5호는 전날과 같은 7.00%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은 6.28%로 0.01%포인트 올랐으며 통안채 1년물은 5.40%로 전날과 변함 없었다. 회사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 수익률은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7.17%를, BBB- 등급 수익률은 0.01%포인트 하락한 11.15%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 6월물은 장 초반 103.17포인트까지 올랐으나 103대에 포진한 매물 벽을 뚫지 못하고 하락 반전해 마감했다. 6월물은 0.04포인트 하락한 102.99%를 기록했다. 장중 변동 폭은 0.23포인트에 달했으며 거래량은 4만1,239계약으로 회복됐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투신사가 5,224계약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은행은 각각 3,309계약, 2,479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 금리 5월 인상 가능성 적어 =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카이스트-매일경제신문 주최 최고지식경영자과정 조찬강연에서 "수출과 설비 투자가 2/4분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제 여건이 금리 인상 족으로 바뀌고 있다"며 "4월 거시경제지표를 확인한 후 콜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한때 시장에서 5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금리가 하락을 멈추고 보합권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5월은 금리를 인상하기에 너무 이르다는 분석이 곧 설득력을 얻었고 채권 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았다. SK증권의 오상훈 투자전략팀장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2/4분기 물가는 1/4분기보다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이 한달 정도 전년동월대비 10% 이상 증가한다고 해서 금리가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상훈 팀장은 "한은 총재의 발언은 6월 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본다"며 "현재 4.0%인 콜금리는 6월 0.25%포인트 인상되기 시작해 연말 4.5%까지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 1999년 경기 절정기의 콜금리가 4.75%였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며 3년 만기 국고채권 금리는 최고 8%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당분간 채권시장에는 특별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금리는 박스권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전윤철 부총리가 말한 대로 5월 중순 발표되는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보고 성장률이 생각보다 높게 나온다면 정책 변경 예상 등과 맞물리며 금리가 상승 방향을 탈 것으로 전망이 많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