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급락 출발했다. 개장하자마자 1,300원을 위협했을 뿐 아니라 연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도달했다. 달러/엔 환율이 한때 129.20엔대까지 급락한 여파가 국내 시장에 파장을 미쳤다. 또 미국 경제회복의 속도에 대한 우려감으로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영향을 가했다. 주가 급락, 외국인 주식순매도 지속 등의 증시로 인한 악재는 그다지 반영하지 않는 분위기.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1분 현재 전날보다 5원 낮은 1,302원을 가리키고 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엔 강세를 반영, 1,306원까지 낙폭을 확대한 끝에 1,305.50/1,306.5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6원이나 낮은 1,301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00, 1,301.90원을 차례로 기록한 뒤 1,300원 하향 돌파 시도가 있었으나 반발매수 등으로 9시 57분경 1,302.30원까지 되올랐다. 전날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이월된 은행권에서 개장과 함께 손절매도에 나선 뒤 일단 숨고르기에 나선 모양새.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도쿄에서 은행권의 달러매도세가 강화되면서 하락세를 강화하며 129.39엔을 기록중이다. 지지선으로 형성됐던 129.50엔이 깨지면서 추가 하락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엔화 강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엔 강세를 제한하기 위한 구두개입에 나섰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3월 내구재 주문과 신규 주택판매의 감소폭이 예상보다 커 미국 경제회복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5주중 가장 낮은 129.55엔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16억원, 35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주식순매도의 영향은 크게 가해지지 않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어제에 비해 1엔 가량 떨어진 수준이고 DR, 네고 등 어제 공급된 물량으로 시중 포지션은 부족하지 않다"며 "엔/원도 1,005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이 129엔 바닥권 지지될 지가 추가 하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단기 급락이 경계감으로 작용하고 추격매도에 대한 부담감으로 1,300원은 지지될 것"이라며 "위로 반등폭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