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여드레만에 소폭 상승했다. 지난 7거래일간 25.70원이 빠졌다는 경계감이 소폭 반등 조정의 계기를 추진한 셈. 전날 환율 하락을 주도했던 역외매도세가 이날 매수세로 모습을 바꿨다. 또 달러/엔 환율 상승, 외국인 주식순매도 지속 등 시장 여건도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 시장 여건의 뒷받침이 충분치 않아 환율 하락 심리는 다소 희석됐으나 장 후반 들어 여전히 하락 기조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70원 오른 1,307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시장 여건의 상승 지목에 따라 강보합권에서 출발한 환율은 역외세력이 시중 물량을 흡수하면서 1,310원 상향을 엿볼만큼 상승 궤적을 그렸다. 추가로 1,310원 이상에서의 흐름도 예상되던 찰나, 역외매수세의 뒷짐과 네고물량의 공급 등이 소폭의 반락을 부채질했다. 이날 매수와 매도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진 가운데 장 후반 전자, 중공업 등의 네고물량 공급과 달러되팔기(롱스탑)가 진행됐다. 한 시중은행의 주식예탁증서(DR) 발행과 관련한 물량 공급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시장 변수의 변화가 어떻게 될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반락과 추가 상승을 놓고 시장의 고민 강도는 높아지게 됐다. '하락 기조의 재개냐, 반등의 계기 획득이냐'는 외국인 주식매매동향과 달러/엔·역외매매동향과 맞물리게 됐다. ◆ 시중 모멘텀 부족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주가가 안 좋고 달러/엔 상승, 역외의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달러매수(롱)마인드가 우세한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네고물량이 1,310원 언저리에서부터 많이 나온데다 미리 샀던 은행권도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제반여건이 조정여건을 제시했으나 당장 시장 움직임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모멘텀은 없다"며 "하락 추세가 살아있는 가운데 내일도 1,305∼1,310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지난주부터 급락했는데 조정이 필요한 시기였으며 1,310원 테스트가 쉽지 않은 것으로 봐 막힐 레벨임을 확인한 듯 싶다"며 "DR발행분이 나온 것으로 추정되며 전자업체도 1,308원만 넘으면 네고물량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일은 외국인 주식자금과 역외세력의 움직임이 관건이나 크게 움직일 여지는 없어 1,306∼1,311원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달러/엔도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130엔대를 근근히 유지하고 있으나 무거운 느낌이 강하고 연휴를 앞두고 업체들의 매도로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 상승요인 우세 = 시장 변수는 이날 '아래쪽으로 갈 이유가 없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강보합권에서 주로 등락했으나 반등 강도가 강하지 않았으며 오후 4시 54분 현재 130.14엔을 기록중이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엔 강세 저지 발언으로 반등, 130.18엔을 가리켰으며 이날 130.43엔까지 오름폭을 확대하기도 했으나 130.40엔이 저항선으로 작용하면 반락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05억원, 302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틀째 주식순매도를 이어 환율 하락 심리를 다소 누그러뜨렸으며 다음날 역송금수요의 등장이 예상된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0.70원 높은 1,307원에 출발, 개장직후 이날 저점인 1,306.80원을 기록한 뒤 역외매수세 등으로 10시 9분경 1,308.5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추가 상승이 저지된 환율은 잠시 1,307원선으로 내려앉았으나 달러/엔 상승과 역외매수 등으로 꾸준히 되오르며 11시 51분경 이날 고점인 1,310원을 기록한 뒤 1,309.6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09.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몇 차례에 걸쳐 고점인 1,310원 상향 시도가 있었으나 여의치 않자 한동안 1,309원선을 배회했다. 이후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소폭 내려앉아 1,307∼1,308원을 주로 오가다가 장 후반 하락 흐름을 강화, 4시 25분경 1,306.80원까지 다다르기도 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310원이며 저점은 1,306.80원으로 변동폭은 3.2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4억3,11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3,46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3억7,800달러, 1억3,000만달러가 거래됐다. 25일 기준환율은 1,308.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